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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리사도, 졸리도 반했다…파리 좁은 골목 자리한 이 편집숍 [비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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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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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시를 대표하는 캔버스 캉디드 백. 매 시즌 다양한 컬러로 사이즈로 디자인을 달리한다. 사진 메르시.

메르시를 대표하는 캔버스 캉디드 백. 매 시즌 다양한 컬러로 사이즈로 디자인을 달리한다. 사진 메르시.

 

 

‘로컬 브랜드’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리는 요즘, 파리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메르시’는 그 모범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지역만의 고유한 정체성과 이야기를 담아 사람들을 끌어들인다’는 로컬 브랜드의 이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죠. 2009년 오래된 건축 유산과 갤러리로 이름난 마레 지구에 자리 잡은 이후, 메르시는 파리지앵 특유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며 지역과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등공신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취급하는 브랜드만 5000개, 한 해 150만 명이 찾는 파리의 명소이기도 합니다. 임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블랙핑크 리사, 안젤리나 졸리 등이 메르시를 찾는 고객인 데다, 빨간색으로 ‘Merci’가 쓰인 캔버스 가방은 여행객들 사이에선 ‘파리 기념품’으로 불릴 정도랍니다.

 

파리라는 도시의 자양분을 먹고 자란 메르시는 또한번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16년 만에 두 번째 매장 ‘Merci #2’를 선보였습니다. 거의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통하는 세상에서, 점점 더 큰 대형 플래그십이 등장하는 유통가에서 여전히 방문객들을 작은 골목으로 안내하는 메르시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비크닉이 지난해 12월 파리를 찾아 아서 게르비 CEO에게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도심 좁은 골목에 2호점 오픈…유니섹스 패션 선보여

 

‘Merci #2’는 그 자체가 ‘메르시다운’ 공간입니다. 너무나 잘 알려진 루브르 박물관 인근에 있지만, 차가 들어가기 힘든 골목이라 굳이 찾지 않는다면 지나치기 쉬운 위치입니다. 내부 역시 10년 넘게 비어있었다던 우체국의 ‘원형’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어느 파리지앵의 집같은 공간으로 탈바꿈되었고요. 아서 대표는 “운명같이 만난 공간”이라며 “보물을 발견한 것 같았다”고 이곳을 소개했어요.

 

메르시의 아서 게르비 CEO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진 메르시

메르시의 아서 게르비 CEO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진 메르시

 


-어떤 점에 꽂힌 건가요.

 

“메르시는 단순한 상점이 아니라, 삶의 일부 같은 공간이 되길 원해요. 그래서 채광이 중요한데 이곳 통창이 집같은 아늑함을 주겠다 싶었어요. 게다가 낮은 천장 위로 숨겨진 공간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이곳에서 뭔가 벌어지겠구나’ 직감했죠.”

 

-두 번째 매장이 또 파리인 이유가 있나요.

 

“메르시가 언젠가 다른 국가나 도시로 진출하기 전, 파리에서 한 번 더 열고 싶었어요. 아직 작은 브랜드니까 어떤 확신이 필요해서죠. 여기라면 파리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했어요. 주로 유니섹스 패션,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 제품 그리고 한정품을 판매하는 식으로 마레와는 차별화를 두려 해요. 규모가 마레의 절반이라 키워가는 과정도 의미가 있을 거예요.”

 

메르시 두번쨰 매장에서는 유니섹스 패션을 비중있게 선보인다. 사진 TEMPERANCE STORM

메르시 두번쨰 매장에서는 유니섹스 패션을 비중있게 선보인다. 사진 TEMPERANCE STORM

 


-마레처럼 주변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도 궁금한데요.

 

“바이크나 자전거 가게가 대부분이던 골목에 메르시가 있었어요. 당시 흔치 않은 빈티지 의류, 식기, 방향 제품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취급했죠. 북카페·레스토랑까지 여니 사람들이 몰리며 소위 상권이 생겨났죠. 지금도 기억나요. 건너편 약국 주인분이 몇 년간 안 나가던 가게가 팔렸다고 고마워하던 걸요. 이번 매장은 주변 상권이 이미 형성된 곳이지만 기대하는 바가 있어요. 바로 옆에 초등학교가 있는데요, 매장 입구가 둘 이라 아이들이나 학부모가 통과해 오가는 모습을 상상하죠. 삶 속에 존재한다는 메르시 철학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메르시 두번째 매장. 파리지앵이 사는 로프트처럼 구상된 2층 공간. 나무 선반에 가정용품이 놓여 있고 주문 제작 가구와 중고 가구가 뒤섞여 있다. 사진 MARK EDEN SCHOOLEY

메르시 두번째 매장. 파리지앵이 사는 로프트처럼 구상된 2층 공간. 나무 선반에 가정용품이 놓여 있고 주문 제작 가구와 중고 가구가 뒤섞여 있다. 사진 MARK EDEN SCHOOLEY

 

 

-‘일상의 메르시’라는 게 위치만은 아닐 것 같은데요.

 

“맞아요. 정확하게는 ‘메르시 라 비에(Merci la Vie, 삶에 감사하기)’ 일 거예요. 삶에서 친구도, 건강도, 돈도 당연히 소유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이걸 행운으로 감사히 여기고 되돌려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우리 철학이죠. 메르시가 마다카스카르와 프랑스 자선단체에 교육 지원금으로 지금까지 100만 유로를 기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고요.”

 

마케팅 사절…제니도, 졸리도 우리에겐 똑같은 고객일뿐

 

아서 대표가 메르시를 운영한 건 2013년부터였어요. 패션 브랜드 ‘제랄드다렐(GérardDarel)’을 만든 그의 부모가 2009년 지인에게 인수한 사업을 아들에게 맡긴 겁니다. 스물 일곱에 처음 비즈니스를 시작했지만 부모님의 경영 방침은 그에게 그대로 이어졌다고 해요. ‘얼마를 남겨야 한다는 관점으로 사업하지 않는다’라는 것입니다. 그가 어릴 적 에피소드를 들려줬어요. 어느 날, 어머니가 200유로가 넘는 셔츠를 가져오더니 옷감에 얼마를 들였을지 물어보셨대요. 한참 생각하던 그에게 5유로로 안 된다는 걸 알려주면서 가격에 맞지 않는 품질은 신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셨답니다. 그가 ‘진정성’을 메르시의 근간으로 꼽는 이유이겠죠.

 

- 진정성이라는 건 뭘까요.


“홍보나 매출을 위해 고객의 등급을 나누지 않아요. 안젤리나 졸리나 블랙핑크 리사가 메르시에 왔을 때도 딱히 더 해준 건 없었어요. 그저 다른 고객과 섞이는 거죠. 리사는 매장에 K팝을 좋아하는 직원이 알아보고 나중에 말해줬고, 졸리도 필요하다는 제품 목록을 보내준 게 전부예요. 진정성을 위해 더 중요한 건 트렌드에 기대지 않는 타임리스를 추구한다는 거예요. 우리는 컨셉트 스토어라는 말을 쓰지 않는데요, 컨셉트라는 게 2년 뒤, 5년 뒤 어떻게 바뀔지 누가 알겠어요. 그런 점에서 메르시는 100년이 지나도 지금과 비슷할 거라고 자부해요.”

 

일상을 '행운'으로 여기고 감사해야 한다는 철학을 담은 메르시의 네잎클로버 로고. 사진 메르시.

일상을 '행운'으로 여기고 감사해야 한다는 철학을 담은 메르시의 네잎클로버 로고. 사진 메르시.

 


-타임리스는 보통 럭셔리 키워드 아닌가요.

 

“더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수많은 럭셔리 브랜드가 트렌드라는 파도에서 코르크 마개처럼 휩쓸려 떠다니고, 광고만 해도 어떻게 완벽한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경쟁하죠. 반면 우리는 큰 배를 타고 항해하는 것과 같아요. 폭풍도 만나고 빙하와도 부딪치고. 메르시는 삶의 완벽함이 아니라 삶의 균열을 채우고자 해요. 이걸 우리는 포스트 럭셔리(post-luxury)라고 부른답니다.”

 

대통령의 시계 만들고 슈퍼와 협업… “메르시는 아트 프로젝트”

 

경영학을 공부한 그는 메르시를 두고 일종의 ‘아트 프로젝트’라고 칭했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매 시즌 디자인을 달리해 나오는 캔버스 가방을 만든다거나, 2018년엔 마크롱 대통령이 착용하면서 유명해진 LMM-01 시계도 세상에 내놨죠. 지난 1월엔 LA 유기농 슈퍼마켓 ‘에르혼’과 협업한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세상에 없어서 우리가 만들었다”고 했지만 그는 ‘크리에이터로서 물건을 만들기 위한 알리바이’라는 고백을 덧붙였어요.

 

-생략

 

전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426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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