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부산에 설립된 비인가 대안학교 '세계로우남기독아카데미' 개교식 현장에서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가 쏟아낸 말들이다. 그는 이날 중등부 예비 신입생들에게 다가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인지' 물었고, 학생들은 한목소리로 "이승만 대통령"을 외쳤다. 세계로우남기독아카데미의 '우남'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호(號)다. 그는 공식석상에서도 이 학교를 '이승만 학교'라 칭하고 있다.
손 목사는 전광훈에 비해 대중에 덜 알려진 생소한 인물이지만, 기독교계 내부에서는 전 목사보다 입지가 탄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체면이 허락하지 않아 전 목사와 거리를 둬 왔던 엘리트 극우 세력도 '손현보파' 집회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개신교 내 극우화 움직임을 경계하는 종교계 내부에서는 이 때문에 그를 오히려 '전 목사보다 위험한 인물'이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이런 학교는 현실과 동떨어진 왜곡된 역사관을 주입할 가능성 역시 높다. 이주헌 목사는 "이들에게 이승만 전 대통령은 공산주의라는 악에 점령당할 뻔한 나라를 '기독교국가론'으로 구해낸 영웅"이라며 "학교 이름에까지 '이승만'의 호를 넣었으니 학생들에게도 이런 역사관을 반복해서 주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실제로 세계로우남기독아카데미의 교사 채용 공고를 보면, '건국대통령 이승만에 대한 견해'를 필수 지원 서류로 요구하고 있다.
손 목사는 '제2의 전광훈'으로 불리고 있지만, 여러모로 전 목사와 차별화되는 이력을 가지고 있다. 교계에서 '아웃사이더'로 분류되는 전 목사는 세력이 미미한 교단 출신인 데다, 그 교단에서마저 이단으로 추방돼 자신의 교단을 새로 만들어야 했다. 반면 손 목사는 주류 엘리트의 조건을 두루 갖췄다. 영향력이 큰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교단) 출신인 데다, 교인이 20명 남짓이었던 영세 교회를 30년 동안 1만 명 이상의 대형 교회로 성장시킨 이력까지 갖고 있다. 90년대 이후 양적 성장을 멈춘 기독교계에서는 교회 규모가 가장 중요한 성취 지표로 여겨지기 때문에, 손 목사는 목회자들 사이에서 "경외감이 느껴질 정도의 압도적 성공"으로 손꼽힌다.
그가 전국구 인사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해 10월 27일 서울시청과 여의도 일대에서 열린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이하 '10·27 연합예배') 주최였다. 당시 손 목사는 이 행사의 실행위원장을 맡아 대형 교회들을 일일이 설득해 참여하게 만들었다. 경찰 추산 20만 명의 신도가 전국에서 몰려들었는데, 기독교 행사 중엔 이례적으로 여의도순복음교회, 사랑의교회, 온누리교회, 금란교회 등 유명 대형 교회들이 일제히 참여했다.
10·27 연합예배에서 '동성혼 합법화 반대와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라는 의제를 내세운 것은 정치적 전략이었다. 동성애 반대 이슈야말로 개신교계 전체를 통합할 수 있는, 가장 화력이 강한 정치적 의제였기 때문이다. 이주헌 목사는 이를 두고 "표면적으로는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집회였지만, 이면을 보면 '야당을 심판하겠다'는 정치 메시지로 무장한 행사였다"며 "사실상 보수 기독교계의 정치적 행동력을 과시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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