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9일 새벽 2시. 여성 박모씨(당시 52세)가 투자 사기로 삶을 비관해 두 딸을 살해했다.
박모씨는 오래 알고 지낸 50대 지인 A씨가 고수익을 벌어준다는 말에 전재산을 내어줬다가 4억원대 투자 사기를 당했다. 해당 사기로 생활고를 견디기 힘들었던 박모씨는 결국 두 딸 B(24·사건 발생 당시 연령)씨와 C(17)양을 살해하게 됐다.
그는 아이들을 죽이고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계획을 세웠다. 박모씨는 첫째 딸 B씨가 운전하는 차 안에서 C양(17)을 질식해 숨지게 했다.
박모씨는 C양을 먼저 살해한 뒤 약 10분 뒤 첫째 딸에게 공터에 차를 주차하게 하고 같은 방식으로 살해했다.
박모씨는 첫째 딸 B씨에게 자신의 계획을 미리 공유하고 승낙을 받았다. 둘째 딸은 사건 당일 차 안에서 계획을 들었다. 엄마에게 "죽기 싫다"고 의사 표시를 했지만 결국 엄마의 뜻에 동의했다.
두 딸은 생을 마감하는 순간에도 엄마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다만 박모씨는 극단적 선택 후 차량 뒷자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피를 많이 흘려 숨지기 직전이었으나 병원에 이송돼 목숨을 건졌다.
1심 재판부는 박모씨의 살인 혐의에 유죄 판결을 하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모씨가 지극한 정성으로 보살피던 피해자들을 더 이상 책임지기 어려워졌다고 절망해 이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지만, 성인이거나 성인에 가까운 나이인 피해자들이 스스로 인생을 살아갈 기회를 박탈한 것"이라며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하기 어렵고 죄책이 이루 말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박모씨가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또 다른 딸은 생을 마감하는 순간에도 피고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등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점, 남편·친척·지인들이 수차례 선처를 탄원하는 등 가족적 유대관계가 분명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라고 판시했다.
항소심인 2심(원심)도 1심 선고 형량을 유지했다. 다만 박모씨가 첫째 딸 B씨를 살해한 행위에 대해서는 살인죄 대신 검찰이 예비적 공소사실로 적시한 승낙살인죄를 적용했다. 둘째 딸 C양을 살해한 범죄와 관련해서는 살인죄를 유죄로 인정했다.
세 모녀의 극단 선택을 초래한 투자 사기범 A씨는 2014년 6월부터 2022년 1월까지 박모씨를 포함한 이웃·지인 관계인 10명에게 고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투자금 명목으로 150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 "경매·어음·무기명 채권, 국책사업 투자 등으로 고수익을 내고 있다. 돈을 빌려주면 월 3~8%의 이자를 지급하고, 원금은 언제든지 돌려주겠다"고 거짓말하며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무직에 수입도 재산도 없었으며, 피해자들로부터 가로챈 돈을 이른바 돌려 막기하며 생활비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모씨가 A씨의 범행으로 큰 충격을 받고 딸들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점, 상당수 피해자가 재산을 잃고 가족 관계가 파탄돼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엄벌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 2명과 추가 합의했으나 나쁜 죄질을 고려하면 감경 사유로 볼 수 없다"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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