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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이미자의 은퇴와 트로트 명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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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08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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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중음악계에서 트로트가 재조명을 받은 게 대략 2020년부터다.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이 붐을 견인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외활동이 준 중장년층의 시선을 붙잡았다는 얘기도 있다. TV를 켜면 트로트 예능 프로그램 하나는 필수로 편성돼있고,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트로트는 독특한 5음계를 특징으로 한다. 일본 엔카(演歌)의 번역·번안 노래를 거쳐 1930년을 전후해 국내 창작이 본격화됐다. 트로트는 1930년대 중반에 정착했으며, 신민요와 함께 일제강점기 대중가요의 양대 산맥이었다.


트로트를 '유행가'라고 멸칭하며 B급 노래로 치부하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해방 전후 트로트는 연주와 편곡 등 음악적인 면에서 상당한 수준이라고 할 만하다. 특히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 역경의 시기를 겪은 세대에게는 한국인 특유의 한(恨)과 민족적 감성을 대변해주는 노래였다. 민요와 판소리 등에서 따온 고유한 박자와 가락 창법을 도입하려는 시도도 적지 않았다. 이 시기에 나온 트로트 중 <꿈에 본 내 고향>, <나그네 설움>, <목포의 눈물>, <불효자는 웁니다>, <비내리는 고모령>, <눈물젖은 두만강>, <굳세어라 금순아>, <울고 넘는 박달재> 등을 저질이라고 폄하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트로트는 1960년대 '뽕짝'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대표적 사례가 이미자가 1964년 불러 대박을 친 <동백아가씨>다. 이 노래는 사상 처음으로 음반 판매량이 100만장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하지만 <동백아가씨>는 1965년 말 왜색풍이란 이유로 금지곡으로 지정됐다. 1962년 신설된 한국방송윤리위 산하 가요심의전문위원회의 첫 결정이었다. 이미자는 2009년 2월 방송에 출연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애창했던 노래가 <동백아가씨>와 <황성옛터>였다. 그 분이 계실 때 영빈관에 초대를 받은 적이 있는데 요청곡이 <동백아가씨>였다. 청와대에선 금지곡인지 몰랐다"고 비화를 털어놓았다.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가 다음 달 고별공연으로 66년 가수 인생을 마무리한다. 그는 "이번 공연이 마지막이다. 레코드 취입도 안 한다. 다만 전통가요의 맥을 잇는다는 뜻에서 제가 조언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면 방송국에 나갈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니 단을 내리지는 않겠다"고 했다. 이미자는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해 1960년대 대중음악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활약했다. 그동안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여로>, <여자의 일생> 등의 히트곡을 포함해 2천500곡이 넘는 노래를 발표했다. 그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23년 대중음악인 가운데 처음으로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앞서 '트로트 황제' 나훈아도 지난 1월 12일 마지막 콘서트를 열고 58년 가수 경력에 마침표를 찍었다. '트로트 4대 천왕' 가운데 맏형인 현철은 지난해 7월 유명을 달리했고, 송대관도 지난달 7일 별세했다. 4대 천왕 중 당시 영광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은 태진아와 설운도 등 2명뿐이다. 이들도 어느덧 원로급이다. 장강(長江)의 뒷물결은 앞물결을 밀어내는 법이다. 장윤정, 임영웅, 영탁, 장민호, 송가인, 손태진 등 후배들이 트로트의 명맥을 잇고 있다. 송대관이 자신의 노래 <유행가>에서 읊었듯 유행가 가사는 우리가 사는 세상 이야기이며, 오늘 하루 힘들어도 내일이 있으니 행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https://v.daum.net/v/2025030806300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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