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제국에 맞섰던 팔미라의 여걸 제노비아
제노비아는 한 동안 시리아 국민통합의 상징이자 국가적 영웅이었음

노란색이 팔미라 제국(붉은색이 로마 제국)
고대에는 오늘날의 중동 레반트 지역을 여성 통치자가 지배하기도 했음

그런데 얼마 전 길고 길었던 시리아 내전이 종식되고,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알 아사드 독재정권을 무너뜨림

이 지도로는 믿기지 않겠지만 시리아 반군 세력이 최종 승리함ㅇㅇ
알 아사드 정권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는 시리아를 신경 쓸 틈이 없었음

알 아사드 집권세력은 이슬람 소수종파 알라위파임
상대적으로 세속적인 성격이었고, 시리아 내 소수 종파들에게 관대한 편이었음
반면에 다수파인 수니파를 독재 권력으로 찍어누르고 있었다는 아이러니가 있었음

그래서 아사드 정권이 붕괴하자 생존위협을 느낀 또 다른 소수종파 드루즈파는 이스라엘에 SOS를 침
이스라엘은 이번 기회를 통해 드루즈인들을 포섭하고, 영토확장을 기대하는 듯함

아사드 정권은 제노비아를 화폐에 새기며 이슬람 이전의 위대한 통치자를 부각시키고 시리아 내 이슬람 세력을 견제함
한편으로는 여성 영웅을 칭송함으로써 독재이지만 정권의 진보성(?)을 홍보하기 위한 프로파간다이기도 했음

반면 IS 같은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에게 제노비아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고, 그녀에 관한 유적지에 테러를 일삼음
심지어 제노비아를 연구하는 학자를 참수하기도 함

(제노비아의 얼굴이 새겨진 주화)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으로서는 이슬람 창시 이전의 위대한 역사 + 여성 통치자라는 관념을 수용할 수 없기 때문ㅇㅇ

시리아 내전의 최종 승리자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 HTS 알샤라
집권 후 온건적인 제스처를 취하나 했지만,
시리아의 이슬람 신 정부는 교과서에서 제노비아를 삭제하도록 조치함

과연 제노비아는 정치적 도구로서가 아니라,
역사적 실체로서 온전히 존중 받고 평가받는 날이 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