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거제시 장목면에 있는 이수도. 주민 108명이 사는 작은 섬이지만 '1박 3식' 아이디어로 지난해 관광객 13만명을 불러 모았다. 이 섬 민박집에 하룻밤 묵으면 제철 식재료로 만든 세 끼를 맛볼 수 있다. /거제시
이 섬 민박집에 묵으면 섬 앞바다에서 난 해삼, 멍게 등으로 세 끼 밥을 차려준다. 비용은 1인당 10만원 정도다.
싱싱한 제철 음식을 맛보며 여유롭게 쉴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지난해 13만명이 찾았다. 마을 주민 수(108명)의 1200배다.
대구에서 왔다는 김채연(42)씨는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이수도를 알게 됐다”며 “회랑 해산물을 배불리 먹고 책도 읽고 갈 생각”이라고 했다. 선착장 직원은 “주말에는 여행객이 1000명씩 찾아와 수시로 배를 띄운다”고 했다.
이수도는 38만㎡ 크기의 작은 섬이다. 1시간 30분이면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 대구, 멸치 등 해산물이 넘쳐 이수도(利水島·이로운 물의 섬)라는 이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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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2010년 마을을 살리기 위해 폐교를 펜션으로 꾸몄다. 하지만 작은 섬마을 펜션까지 찾아오는 관광객은 없었다. 그러던 2012년 이수도에서 민박집을 하던 배민자(67)씨가 “손님들에게 제철 음식으로 세 끼를 대접하자”는 아이디어를 내 ‘1박 3식’ 민박 상품이 탄생했다. 배씨는 “여행을 가면 엄마들은 항상 음식 걱정을 하게 된다”며 “남이 밥을 해주면 여행객들은 온전하게 쉴 수 있고 식재료까지 싱싱하면 금상첨화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후 소문이 나면서 다른 주민들도 하나둘 1박 3식을 내놓았다. 마을 78가구 중 16가구가 1박 3식 민박을 운영하고 있다.

배씨가 운영하는 민박집을 찾아가 보니 상차림이 달랐다. 이수도 앞바다에서 잡은 자연산 도다리회에 낙지 탕탕이, 문어 숙회, 멍게, 굴찜, 양념 장어 구이, 전복 탕수, 백합탕 등 음식 가짓수만 10개가 넘었다.
제철 식재료를 쓰다 보니 철마다 메뉴가 다르다고 한다. 경남 거창에서 왔다는 손순옥(79)씨는 “주인장이 ‘모자라면 더 준다’고 하는데 도저히 더는 못 먹겠다”며 “맛도 좋고 인심도 좋다”고 했다.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배씨가 “방금 해녀가 잡아왔다”며 해삼을 썰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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