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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미국이 우리를 따라할 줄이야’ 트럼프 권위주의 행보에 놀란 중국인들 [머나먼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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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0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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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본보기 국가였던 미국이 우리의 과오인 문화대혁명(문혁·1966~1976)의 궤적을 따라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등장으로 시작된 세계사적 격변과 충돌을 지켜보며 많은 중국인이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직 한 분을 기쁘게 해주려는 정부의 공식 발표, 반대파에 가해지는 언론의 협박, 지도부에 잘 보이려고 충성 경쟁에 나선 기업가들, 그리고 자신을 ‘왕’이라고 부르길 서슴지 않는 최고 지도자까지…

중국에서나 볼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이런 일들이 최고의 리더국가 미국에서도 목격된다는 사실을 두고 중국인들은 ‘혼란의 10년’으로 알려진 문화대혁명과 비슷한 느낌을 갖기 시작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문혁은 1966년 마오쩌둥 전 주석이 일으킨 극좌 운동으로 그가 사망한 1976년까지 지속됐다. “중국 공산당의 지도력으로 미국과 소련을 이길 수 있다”며 시작한 대약진 운동(1958~1962)이 실패해 비난이 커지자 학생들을 선동해 반대파를 제거하고자 기획됐다.


문혁의 소용돌이 속에서 학자와 관료 등 170여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마오를 맹목적으로 숭배하며 살인도 서슴지 않던 ‘홍위병’은 이성이 마비된 포퓰리즘 세력에 편승해 비판자를 공격하는 이들을 뜻하는 보통명사가 됐다. 사회주의 중국의 과거를 미화하고 싶어하는 공산당이지만 문혁만큼은 ‘분명한 과오’로 규정해놨다. 문혁의 참상은 지난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넷플릭스 드라마 ‘삼체’에도 잘 묘사돼 있다.

NYT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연방정부 공무원을 감축하고자 파견한 20대 보좌관들이 과거 마오의 홍위병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3선 연임’을 언급하는 것을 보며 많은 중국인들은 “시 주석이 그에게 ‘나는 (장기집권을) 할 줄 안다. 도와줄까’라고 말할 것”이라고 농담한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6일(현지시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마에 십자가를 그리고 폭스뉴스 채널에 출연해 논란이 됐다. 폭스뉴스 캡처

6일(현지시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마에 십자가를 그리고 폭스뉴스 채널에 출연해 논란이 됐다. 폭스뉴스 캡처

문혁 기간 마오쩌둥은 38세 문맹 농민을 부총리로 승진시키는 등 이해하기 힘든 ‘인의 장막’을 구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도 대동소이하다. 심지어 핵심 충성파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6일 자기 이마에 ‘검은 십자가’를 그리고 TV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미국의 축복”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강대국 외교장관으로 보기 힘든 기행이다.

그가 뉴스에 출연한 날은 교회력 절기인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이었다. 사순절에 신도들은 속죄와 참회의 의미로 종려나무 가지를 태운 재를 이마에 십자가 모양으로 그린다. 루비오 장관은 독실한 카톨릭 신자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가 지금껏 이마에 십자가를 그리고 재의 수요일 방송에 출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기행을 단순히 종교적 이유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를 특별 대우하는 모습을 보이자 대통령의 관심을 끌고자 ‘관종 행보’를 연출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베이징에 사는 리웨아오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 첫 내각 회의에서 기립 박수를 받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웨이보(중국판 엑스)에 올린 뒤 “그간 내가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과소평가했다”고 썼다. 미국이나 중국이나 공직자들이 권력에 굴종하는 모습은 다 똑같더라는 풍자다. 이에 한 변호사는 리의 게시물에 “이들이 치는 박수의 리듬이 너무도 익숙하게 느껴진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누리꾼도 “우리나라(중국)와 북한, (권위주의) 친구들이 떠오른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트럼프가 모두 옳았다’고 적힌 모자를 나눠주자 엑스(X·옛 트위터)의 한 사용자는 중국어로 “미국의 마오쩌둥이 태어났다! 위대한 지도자 트럼프 대통령 만세, 만세, 만세!”라고 비꼬았다. 최근 백악관이 대통령 기자단에 참여할 수 있는 언론 매체를 직접 선정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도 충칭의 한 누리꾼은 “(중국에서) 매우 익숙한 전술”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중국 마오쩌둥 전 주석의 문화대혁명에 빗댄 그래픽. 뉴욕타임스 캡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중국 마오쩌둥 전 주석의 문화대혁명에 빗댄 그래픽. 뉴욕타임스 캡처

중국이 미국처럼 더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나라가 되기를 바라던 일부 중국인은 이제 자신들의 롤모델이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에 복잡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다. ‘장쉐’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탐사 저널리스트 장원민은 “지금의 미국은 중국과 너무도 비슷해서 그 친근감에 압도된다”고 말했다. 2023년 미국으로 영구 이주한 그는 “이제 막 프라이팬에서 도망쳐 나왔더니 활활 타는 불 속에 들어가 버린 격”이라고 자신의 처지를 비유했다.

수십 년간 중국 관련 저술에 몰두해 온 미국 언론인 이안 존슨은 “미국과 중국이 정확히 평행하지는 않다”면서도 “현재 미국은 외부의 압력 없이 스스로 시스템을 찢고 있다. 이는 1966년 문혁 초기 공산당이 했던 일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인들이 보기에 가장 큰 충격 가운데 하나는 미 대사관의 소셜미디어(SNS) 게시물 논조다. 날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업적을 홍보하는 내용으로 도배되면서 중국 공산당의 선전·선동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전직 경찰 출신으로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덩하이옌은 X에 “중국의 대사관들도 날마다 시 주석을 강박적으로 찬양하지는 않는다”며 “(공산당 선전매체인) 인민일보가 미국으로 옮겨간 것 같다”고 썼다.

35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주중 미국 대사관 공식 웨이보 계정은 미국 정부가 민주주의 가치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전파하는 플랫폼이었다. 이에 공감하는 일부 중국인은 이 계정에 댓글을 달아 자국 정부를 비판하는 등 제한적이나마 ‘공론장’ 역할을 할 수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기자들에게 “트럼프가 모두 옳았다”라고 쓰인 모자를 던져주고 있다. 워싱턴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기자들에게 “트럼프가 모두 옳았다”라고 쓰인 모자를 던져주고 있다. 워싱턴 AP 뉴시스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 주중 미국대사를 지낸 니콜라스 번스는 2023년 연설에서 “우리의 주요 임무 가운데 하나는 중국인들에게 미국 사회와 역사, 미중 관계에 대한 진실을 말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며 “진실을 말하는 것은 중국 관영 언론의 왜곡된 시각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부 중국인에게 있어서 미국 대사관의 웨이보 계정은 미 정부와 진정성 있게 소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창구였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면서 대사관의 웨이보 게시물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홍보 일색으로 바뀌는 등 ‘영혼’이 사라지자 중국 사용자들은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그간 미국대사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생명과 가치를 지켜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러시아를 비난해 왔다. 러시아를 사실상 지원하는 중국에 대해서도 에둘러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다. 그런데 미국이 하루아침에 입장을 180도 바꿔 우크라이나를 비난하고 러시아를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많은 웨이보 사용자들은 “미국은 부끄럽지 않으냐”며 반발하고 있다.

장첸판 베이징대 법학과 교수는 “문화대혁명식 접근은 정직함도 효율성도 가져오지 않는다. 모든 사람의 생존에 필수적인 법치주의의 파괴만 가져올 뿐”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현 행보를 에둘러 지적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81/0003523496?sid=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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