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전환 4년 만에 여성 가전제품 엔지니어 AS 수임 전국 1위, 최초우 강동센터 프로

최초우 삼성전자서비스 강동센터 소속 가전제품 엔지니어(45)./사진=삼성전자서비스
"신제품이 쏟아지니 끊임없이 공부할 수밖에 없어요. 수리를 마친 후 고객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들을 때 그 희열과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죠."
삼성전자서비스 강동센터에서 근무하는 최초우 프로(45)는 2021년 가전제품 엔지니어로 전향했다. 삼성전자서비스에 2013년 입사해 7년간 휴대전화 상담사로 일하다 40대 초입에 엔지니어의 길로 들어섰다.
전혀 알지 못하는 분야에 도전하기로 한 건 당시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던 딸 때문이었다. 딸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으로 위축된 상태였다. 교통사고로 갑작스레 남편을 떠나보낸 뒤 홀로 키운 딸에게 가장이자 엄마로서 용기를 주고 싶었다.
최 프로는 "처음 딸에게 직무 전환을 해보겠다고 했을 때 딸이 깜짝 놀라며 '완전히 다른 일인데 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며 "'엄마가 멋지게 해보겠다'고 말했더니 딸이 '나도 중학교에서 잘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응원해줬다"고 밝혔다.
초반에는 막연함이 가득했다. 회사에서 6개월간 교육받고 베테랑 선임들의 조언도 들었지만 기술을 몸소 익히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시간이 생길 때마다 홈페이지에서 제품을 검색해 매뉴얼과 전개도를 살펴봤다. 강동센터의 또 다른 여성 가전제품 엔지니어와 머리를 맞대고 수리 방법을 고민해 샘플에 직접 적용해봤다. 선임들의 출장을 따라다니며 어깨너머로 수리 기술을 배우기도 했다.
최 프로의 휴대전화 메모장은 제품 특징과 수리 방법에 대한 기록으로 빼곡하다. 정수기, 청소기, 전자레인지 등 소형 가전부터 수리를 시작해 약 4년 만에 TV, 냉장고, 김치냉장고까지 약 10가지 제품을 고칠 수 있게 됐다.
그는 "새롭게 출시된 제품은 AI(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경우가 많다"며 "수리 외에도 고객들이 삼성전자의 제품을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싱스'를 통해 여러 가전을 연결하고 어떻게 사용하면 되는지도 알려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 가전제품 엔지니어가 생소한 탓에 상담사로 오해하거나 현관문 앞에 서 있는 최 프로를 보고 당황하는 고객이 적잖다. 부피가 큰 가전제품 수리를 앞두고는 우려스러운 시선을 보내는 고객도 있다.
최 프로는 수리에 앞서 고객과의 접점을 먼저 찾는다. 가전기기가 고장 났을 때 주부가 느끼는 당황스러움, 육아에 대한 고충, 반려동물에 대한 칭찬 등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수리를 마치면 주변도 직접 청소한다. 제품 사용법이나 관리 방법이 정리된 동영상 링크를 문자로 보내 필요할 때마다 참고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최 프로를 한 번 만나본 고객들은 다시 수리가 필요할 때 최 프로를 콕 집어 방문을 요청하기도 한다. 그는 지난해에만 1000여명의 고객을 만났다. 탄탄한 기술력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들을 대하면서 직무를 변경한 여성 가전제품 출장 서비스 엔지니어 중 AS 수임 전국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최 프로는 "주부라는 저의 또 다른 정체성을 살려 어떻게 청소하면 되는지 알려드리기도 하고 문자로 추후 관리 방법을 안내하면 처음에는 갸우뚱하던 분들도 신뢰를 갖고 고마움을 많이 표시하신다"고 했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내 여성 가전제품 엔지니어 수는 계속 느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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