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자 주요 식품기업들이 신규 납품 거래를 중단하기 시작했다. 홈플러스에서 대금을 받지 못하거나 정산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
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CJ제일제당과 오뚜기, 동서식품 등 주요 대기업 식품사들이 최근 홈플러스에 신규 물량 공급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소 식품사들도 잇달아 신규 공급을 보류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어음 등을 못 막아 부도가 발생한 상황은 아니지만, 3.1절 연휴 직후인 4일 오전 법원에 회생절차를 기습 신청해 납품업체들과 투자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11시간 만인 같은 날 오후 이를 받아들였다. 회생절차가 개시됨에 따라 홈플러스의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되지만, 협력업체와의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전액 변제된다.
홈플러스 기업회생에 따른 파장은 유통업계 전반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5일 신라면세점, CJ푸드빌(빕스, 뚜레쥬르, 더플레스), 에버랜드, HDC아이파크몰 등이 홈플러스 상품권 결제를 일제히 중단했다.
...
홈플러스는 현재 대규모 할인 행사인 ‘홈플런’ 행사를 진행하고 중인데,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면서 홈플런에 참여하는 납품사들의 행사도 일제히 중단되는 모습이다. 1+1 또는 특판 할인 행사 등을 취소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홈플런 행사에서 상품이 잘 팔린다고 해도, 대금을 제때 받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 기업회생 첫날부터 하루하루 상황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홈플러스로부터 납품대금 정상지급 공문이 온다고 해 기다리고는 있지만 안심할 수 없어 일단 공급 물량을 조금 줄였고, 궁극적으로 공급 중단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했다.
https://www.etoday.co.kr/news/view/245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