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Uhcxukz-_Ys?si=VNcEMqYntx0baL1W
⬆️ 21:20부터(작가님이 직접 읽어주는 걸로 들으면 더 좋음)


<놀러와>
나영, 신우, 이준에게
이훤 드림
나는 아홉 살이 되었습니다
이준이는 나의 가장 친한 동생
엄마는 나의 가장 큰 집
엄마는 눈꺼풀이 얇아서 자주 웁니다
너에게 좋은 것을 줄게
말하면서 울고
자전거 타는 나를 보며 웁니다
넘어지는 걸 두려워하면 안 돼
넘어지면서 배우는 거야
엄마는 카메라에 찍히는 사람
엄마를 모르는 사람들이 엄마를 기억합니다
작년에는 너무 빠르게 자라는 이준이와 나를 보며 엄마가 말했습니다
엄마가 많이 많이 기억해놓을게
많이 기억하는 어른은 슬퍼지나 봅니다
엄마는 크게 웃고 많이 웃습니다
눈 내리는 것처럼 웃어서
우리를 다 덮습니다
레고 블록처럼 우리는
쌓이고
카메라 속에서
다시 조립되는 중입니다
이준이가 차를 두 번 엎질렀는데
엄마는 세 번째 차를 내려줍니다
엄마가 셋 셀 동안 그만하라고 했는데
나는 자꾸 늦습니다
엄마가 해준 말을 모았더니
커튼이 됐습니다
형아는 첫 번째 아기라서 소중하고
너는 마지막 아기라서 소중해
커튼을 잘라
방 안에 불을 만들었습니다
신우야 이준아
너희의 모국어가 될게
엄마라는 나라에 계속 놀러와
엄마를 배우는 동안 나의 지도가 늘어납니다
나는 그 나라를 좋아합니다
내가 제일 그리운 표정들은
다 거기 삽니다
엄마도 여기 계속 놀러와
그냥 놀러와




다같이 오열함 ㅋㅋㅋㅋ ㅠㅠ






제목이 놀러와인 것도 신우 입장에서 쓴 것도 다 너무너무임 ㅠㅠ
진짜 애정이 느껴지는 시라 내가 다 감동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