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이 속도는 같은 감독의 전작인 ‘기생충’에 비해선 다소 느린 편이다. ‘기생충’은 개봉 5일 만에 200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급 흥행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에 ‘미키 17’이 과연 장기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생충’ vs ‘미키 17’…흥행 속도 비교
‘기생충’은 개봉 첫날에만 약 5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5일 만에 200만 명을 돌파하며 300만 관객을 가뿐히 넘었다. 반면 ‘미키 17’은 개봉 첫날 24만 8천 명을 기록, 4일 만에 1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같은 비교는 ‘미키 17’이 아직까지는 ‘기생충’의 흥행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4일만의 100만 관객은 대단한 수치지만, 기생충에 비해 흥행이 느린 이유는 우선 SF 장르의 벽이다.
‘기생충’은 블랙코미디와 스릴러를 절묘하게 섞어 계층 문제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룬 덕분에 폭넓은 관객층을 사로잡았다. 반면, ‘미키 17’은 복제인간과 정체성이라는 심오한 주제를 바탕으로 한 SF 장르다. SF 특유의 복잡한 설정과 철학적 메시지가 대중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진 것으로 보인다.
137분이라는 다소 긴 러닝타임도 주말 관객 몰이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3월초 할리우드 블록버스트가 대거 개봉을 앞두고 있어, ‘미키17’과의 관객분산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기생충’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의 여세를 몰아 비교적 경쟁작이 적었던 상황에서 관객 몰이에 성공했다.
■보편적 감성과 장기흥행에 달렸다
비록 초반 흥행 속도는 ‘기생충’보다 느리지만, ‘미키 17’의 흥행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명작, 소장각이라는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주인공 로버트 패틴슨의 폭발적인 연기력과 봉준호 감독 특유의 유머와 사회적 메시지가 강력한 흡입력을 발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