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2730억달러 증발...5여년 만에 최악의 날
시장 예상치 웃돈 실적에도…'블록버스터'급 실적 아냐
트럼프 대통령 관세 소식과 경기 둔화 신호까지 겹쳐
주가 급락에도 월가 애널리스트 절반은 '강력 매수'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엔비디아 주가가 8.5%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이 3조달러 선에서 내려왔다. 2018년 11월16일 이후 약 5년 3개월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8.5% 급락한 120.15달러까지 떨어졌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 들어 13.13%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가 AI랠리를 되살리지 못하자 반도체주들은 이날 모두 급락했다. 브로드컴(-7.11%), 마이크론 테크놀로지(-6.03%), AMD(-4.99%)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약2730억달러가 빠진 2조9420억달러를 기록하며, 3조달러선 아래로 내려왔다. 시총이 3조달러를 웃도는 미 상장사는 애플(3조5640억달러)이 유일하다.
엔비디아는 전날 2024회계연도 4분기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발표했지만, 기대치가 상당히 높은 일부 트레이더를 만족시키진 못했다.
엔비디아는 2024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393억3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78% 증가했고. 이에 따라 2024회계연도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14% 증가한 1305억달러를 기록했다. 차세대칩인 ‘블랙웰’ 양산도 시작되면서 지난 4분기 이미 11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4분기 78% 증가율은 최근 7개 분기 중 가장 낮은 수치이고, 1분기 매출 가이던스(430억달러) 역시 높은 시장의 기대치를 충분히 충족지 못했다. 1분기 매출이 예상대로 나올 경우 증가율은 65%로 4분기 대비 13%포인트나 적다. 그간 보여줬던 ‘블록버스터’급 실적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HSBC 글로벌 리서치 애널리스트 프랭크 리는 “(실적과 가이던스는) 시장의 기대치에 비교적 부합하는 수준이었다”면서도 “또 한 번의 실적 상승을 기대할 만큼 강세를 보이지는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장초반에는 2% 정도 상승세를 보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소식과 경기 둔화 신호 등이 나오면서 낙폭을 급격하게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약 단속 대책에 만족하지 못한다며 3월4일부로 멕시코와 캐나다에 25%의 관세를, 중국에는 10% 포인트 추가 관세율을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하이퍼스케일러의 AI 지출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지난 2년간의 호황으로 기업가치가 3조달러 이상으로 상승했지만, 중국의 가성비 AI인 ‘딥시크’의 출현 등으로 고평가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데이터 센터 임대를 줄였다는 분석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기술 기업의 지출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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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8/0005953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