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안중근 마지막 고해성사 집전한 신부 “安, 모두에 밝고 친절”
24,463 15
2025.02.28 08:23
24,463 15

[내일 3·1절 106주년]
80쪽 분량 미공개 편지 6통 공개
“사형 선고됐으니 빨리 와달라 요청
일본인들도 처형 사실 안타까워해”

 

 

1910년 3월 26일 순국한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뤼순 형무소 상황을 글로 남긴 빌렘 신부(1860∼1938·사진)의 미공개 편지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빌렘 신부는 뤼순 형무소에서 안 의사의 마지막 고해성사와 영성체(領聖體·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의식)를 직접 집전한 인물이다.

 

연세대 안중근 사료연구센터(센터장 이종수 국제캠퍼스 부총장)는 제106주년 3·1절을 앞두고 빌렘 신부의 미공개 편지 6통을 포함한 신부 관련 사료들을 공개했다.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 소속인 빌렘 신부는 당시 조선대목구장의 허락 없이 안 의사에 대한 성무를 집전해 성무 집행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80쪽에 걸친 편지에서 징계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그가 본 안 의사에 대해 자세히 기술했다. 이 센터장은 해당 편지들을 지난해 11월 파리외방전교회에서 발견했다.

 

빌렘 신부는 1910년 6월 24일 편지에서 “토마스(안 의사 세례명)가 형제와 사촌, 심지어 일본 판사를 통해 와 달라고 부탁했다”며 “제가 망설이자 1910년 2월 17일 전보를 보내 ‘사형이 선고됐습니다. 빨리 와주십시오’라고 요청했다”고 적었다.

 

그는 또 “안 의사는 교도관들의 귀감이 됐으며, 감옥에서 금식하고, 매일 기도와 더불어 십자가의 길을 실천하며 모두에게 밝고 친절하게 행동했다”며 “일본인들도 이 사람을 처형해야 한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했다”고 적었다.

 

같은 해 9월 28일 편지에선 “어머니(조마리아 여사) 말에 따라 안 의사는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3월 25일, 성금요일에 죽길 원했다”며 “제가 (뤼순 감옥에) 도착할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안 의사의 실제 사형 집행은 다음 날인 26일 집행됐다. 앞서 3월 8일 뤼순 감옥에서 안 의사를 만난 빌렘 신부는 9일 고해성사를, 10일 영성체를 집전했다.

 

빌렘 신부는 1912년 3월 19일 편지에선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의거 뒤 한반도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경성의 취객들이 거리에서 서로 다투며 ‘네가 입을 다물지 않으면 이토처럼 만들어 주겠다’는 말을 내뱉었다”며 “며칠 동안 여론은 (순종) 황제가 (이 소식을 듣고) 웃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를 두고 들끓었다”고 전했다.

 

같은 편지에는 안 의사가 고해성사하는 모습도 담겼다.

 

뤼순 감옥에서 안중근 의사와 만난 빌렘 신부(안 의사 맞은편 가운데 앉은 이). 동아일보DB

뤼순 감옥에서 안중근 의사와 만난 빌렘 신부(안 의사 맞은편 가운데 앉은 이). 동아일보DB

 


“큰 응접실에 들어서자, 토마스는 두 명의 간수 사이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다. (중략) 간수들과 장교들은 자연스럽게 거리를 두고 우리를 둘러싸고 있었고, 우리는 적절히 고립된 상태에서 고해성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고해성사를 마치고 일어섰을 때, (중략) 그는 내 손을 놓지 않고 다음 날 영성체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센터장은 “빌렘 신부는 파리외방전교회 본부는 물론이고 로마 교황청 등에 많은 편지를 썼다”며 “이번에 공개한 편지 외에도 안 의사와 관련된 편지가 더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0/0003618228?sid=103

목록 스크랩 (0)
댓글 1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한율X더쿠💚] 쫀득한 텍스처로 모공 속 피지 강력하게 흡착 ✨한율 #쑥떡팩폼 체험단 (100인) 512 12.23 25,823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63,81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74,39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04,10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391,263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13,08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54,38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2,36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0 20.05.17 8,579,0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9,41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89,53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42891 정치 국힘 "李, '입틀막' 정보통신망법에 거부권 행사하라" 10:56 9
2942890 이슈 라틴팝가수 샤키라 일본 투어 포스터 2 10:55 295
2942889 이슈 르세라핌 채원 인스타그램 5 10:54 195
2942888 이슈 먹뱉 논란 뜬 먹방 유튜버.jpg 3 10:54 1,025
2942887 기사/뉴스 연말특집 '어서와 한국은' 피터X파비앙의 특별한 경상도 여행 ~ '왔나 경상도는 처음이제?' 2 10:53 218
2942886 정보 [청룡 인터뷰] 여우주연상 손예진, "쌍둥이 임신하는 꿈? 해몽 찾아봤어요" 1 10:53 224
2942885 유머 두쫀쿠 이렇게 맘대로 할거면 에드워드리 비빔밥은 왜 비빔밥 아니라고 했어요 37 10:51 1,582
2942884 기사/뉴스 대통령실, 성탄절 ‘쿠팡대책 장관회의’ 긴급소집 14 10:50 479
2942883 유머 쿠팡플레이가 보여주는 손종원 셰프 느좋포인트 3 10:49 579
2942882 유머 초성으로 알아보는 나(너)의 크리스마스 모습 7 10:48 217
2942881 유머 2025년 미국에서 가장 웃긴 사건 중 하나 2 10:48 556
2942880 이슈 어린이 선물이 총 2개인데 1개는 인천에서 통관안됨이슈 5 10:47 1,163
2942879 기사/뉴스 쿠팡 김범석 의장은 요즘 대만에 자주 머물고 있으며 대만에서도 노동법 위반이 심각한 쿠팡에 대처하기 위해 대만 화물노조는 한국 쿠팡사태를 예의주시 ...JTBC 10 10:46 1,006
2942878 이슈 유튜버 햄튜브네 고양이가 갑자기 존나 찡얼거린 썰.twt 2 10:46 767
2942877 이슈 이 샘플만 보고 반해서 크리스마스 케이크 예약함 1 10:45 1,173
2942876 기사/뉴스 기안84, 13년 함께한 슬픔 딛고 새 가족 맞이…'효자84' 뜬다 [나혼산] 13 10:39 3,196
2942875 이슈 크리스마스를 맞아 우주 크리스마스 트리를 소개합니다 7 10:38 949
2942874 정보 카카오페이 정답 2 10:37 247
2942873 유머 잘 구워진 마쉬멜로냥? 3 10:35 825
2942872 기사/뉴스 설운도, MZ 사로잡은 ‘사랑의 트위스트’ 광고 비화 공개..“짭짤했다” (‘라스’) 3 10:33 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