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요 기획사가 팬들의 질타를 받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다. 팬들의 기대치를 온전히 충족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오히려 '탈 ooo'이라는 비판이 익숙한 현실이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이하 스타쉽) 역시 그동안 아이돌 시장에서 여러(거의 나쁜 쪽이지만)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데 최근 스타쉽이 선보인 새 프로젝트는 오직 좋은 평가뿐이다.
이것은 지난 10일 스타쉽의 새 그룹 키키(KiiiKiii) 론칭 소식으로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16일부터 선보인 일련의 프로모션과 콘텐츠는 K팝 팬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이게 스타쉽의 작품이라는 게 믿기지가 않음", "도대체 내가 알던 스타쉽이 맞냐?? 왜 이렇게 신선함??", "와..이게 진짜 스타쉽이라고?", "스타쉽 올해 대박 치겠네", "스타쉽에서 이런 스타일에 이런 퀄리티 나올 거라는 상상은 하지도 못했는데", "'감다살' 기획, 스타쉽 진짜 무슨 일"
키키의 유튜브 콘텐츠에 달린 실제 댓글이다. 그 수를 다 헤아리기 힘들 만큼 스타쉽에게 긍정적으로 놀란 이들이 많다. 스타쉽은 팬들의 칭찬이 자자한 이번 키키 데뷔 프로모션으로 이들이 '2025 최고 신인'에 빠르게 닿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제대로 형성했다.

키키, 티징 없이도 확실했던 음악 본연의 자신감
보통의 K팝 그룹 데뷔 과정은 일정한 패턴을 따른다.
하지만 키키는 이 모든 단계를 생략한 채 지난 16일 데뷔 타이틀 곡 'I DO ME(아이 두 미)'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이 순간까지도 그룹의 성별, 멤버 수, 콘셉트에 대한 정보는 전혀 공개되지 않았으며, 단순히 음악과 퍼포먼스를 통해 그룹의 존재를 알렸다.
이러한 방식은 이전에도 시도된 적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22년 데뷔한 뉴진스를 들 수 있다. 뉴진스는 그룹명과 멤버 소개 없이 곧바로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이는 뉴진스를 그해 최고 신인으로 만들 만큼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음에도 이후로 대부분 기획사는 이러한 방법을 시도하진 않았다. 이유는 명확했다. 콘텐츠의 완성도가 부족할 경우, 이러한 방식은 오히려 실망감, 신뢰도 저하 등의 역효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스타쉽의 '감다살', 가요계 빅 이벤트 만든 키키의 데뷔전
스타쉽은 키키로 기존의 문법을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감행했다. 스타쉽은 지금까지 '안전한 선택'을 주로 해온 기획사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키키의 데뷔 방식은 스타쉽이 그동안 보여준 행보와는 전혀 다른 방향성을 띠고 있다.
스타쉽의 이번 기민한 변화는 아이브를 이끌면서 쌓은 '감'이 무르익은 경지에 발휘한 '감다살'('감 다 살았네'의 신조어)이다.
음악성과 퍼포먼스를 중심에 둔 전략, 예측을 뛰어넘는 기획력(홈페이지도 오픈했다), 그리고 과감한 도전 정신이 맞물리며 키키는 '센세이션'한 특급 기대주가 됐다. 이는 K팝 시장의 변화 속에서 스타쉽이 보여준 중요한 도약의 순간이기도 하다. 키키의 정식 데뷔 일은 3월 24일이고 확실한 건 뚜껑을 다 열어봐야 알겠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2025 최고 신인' 타이틀은 키키가 가장 가깝게 닿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