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리·강박 당한 여성 입원환자가 지난해 5월 사망한 부천 더블유(W)진병원 사건에 대해 경찰이 대한의사협회(의협)의 감정 결과가 오지 않고 있다며 ‘수사 중지’ 처분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다양한 전문기관에 감정을 의뢰하지도 않고 경찰이 서둘러 수사를 중단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피해자 유족의 고소로 지난 6월부터 이 사건을 수사해온 부천원미경찰서 형사과 관계자는 24일 한겨레에 “지난 1월 중순께 부천 더블유진병원 주치의 등에 대한 수사를 중지했다. 격리·강박과 사망과의 인과관계 및 의료법 위반 등에 대해 지난해 10월말 대한의사협회에 의뢰한 감정 자문 결과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찰수사규칙 98조에서는 “의료사고·교통사고·특허침해 등 사건의 수사 종결을 위해 전문가의 감정이 필요하나 그 감정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경우”에 수사를 중지할 수 있다고 규정해 놓았다. 경찰 관계자는 “다만 절차상 수사를 중지한 것 뿐이지 상황에 따라 재개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등 다양한 전문기관과 관련 당사자들에겐 자문을 구하지 않고 의사 권익을 대변하는 의협에만 자문 감정을 의뢰한 뒤 회신이 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사를 중지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석철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 상임대표는 한겨레에 “격리·강박 끝에 벌어진 사건인데 정신과 의사들을 대변하며 격리·강박의 불가피성을 주장해온 대한의사협회에만 자문을 요청하고 그 결과가 안 온다고 수사 중지를 한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신 상임대표는 “유족들과 상의해 원미경찰서 앞에서 수사 중지를 규탄하는 항의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해 5월10일 다이어트 약인 디에타민(펜터민) 중독 치료를 위해 이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했던 박아무개(33)씨는 격리·강박을 당하다 17일만에 숨졌다. 사망 직전 배변의 어려움 등을 호소하며 대변 물을 바닥에 흘리자 격리·강박 됐고 한 시간여만에 풀려났다가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사인은 ‘급성 가성 장폐색’으로 추정됐다. 박씨의 유족들은 지난 6월30일 인권위에 사망사건의 진실을 밝혀달라는 진정을 낸 데 이어 부천원미경찰서에 양재웅 병원장 등 의료진 6명을 상대로 의료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양재웅 원장 등의 대면조사 등 관련 수사를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도 지난해 8월 이 병원에 대한 방문조사를 벌였고 다음달 경찰청장에게 수사의뢰를 권고할 방침이다. 인권위는 더블유진병원 방문조사를 통해 피해자에 대한 격리·강박과 관련한 허위 의무기록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732808?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