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8093005?sid=102
설 연휴였던 지난 1월 28일. 이날 오후 한 통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전북자치도 정읍시에서 양봉업을 하며 혼자 움막에 거주하는 B 씨가 전날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신고였다. 신고자는 B 씨 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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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건 현장이 마을에서 떨어진 야산에 위치해 있어 주변에 인가가 없고, 폐쇄회로(CC) TV도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수사 반경을 넓힌 경찰은 사건 현장 접근로 부근의 폐쇄회로(CC) TV까지 분석했고 1월 27일 오전, 약 3시간 사이 두 차례 B 씨의 움막 인근을 찾은 SUV 차량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이 차량 주인인 70대 남성 A 씨를 강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
긴급 체포된 A 씨는 경찰의 추궁 끝에 B 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범행을 인정했다.
A 씨 자백대로 B 씨는 움막에서 30m가량 떨어진 야산에 50여㎝ 깊이의 땅속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는 자신의 범행 동기에 대해선 "2년 전 B 씨에게 벌통을 샀는데 여왕벌이 한 마리도 없었다"며 "이 일로 움막을 찾아 B 씨에게 항의했는데 나를 미친 사람으로 취급해 화가 나서 우연히 소지하고 있던 도구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B 씨가 자신에게 먼저 사기행각을 벌였고, 이상한 사람 취급하자 화가 나 범행을 했다는 게 A 씨 주장이다.
하지만 경찰은 탐문 수색 과정에서 듣게 된 가스 배달 기사 C 씨의 말에 주목했다.
당시 C 씨는 경찰에 "아침에 만난 B 씨가 '벌통 도둑을 잡았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어 "(B 씨가) '그런데 그 사람이 변명하며 10만원을 주려고 해 안 받고 돌려보내려 했다. 그랬더니 100만 원에 벌통 3개를 구입하려고 해 거절했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범행 동기를 진술한 A 씨보다, C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B 씨가 숨지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C 씨에게 한 말을 종합한 경찰은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 외에 절도 미수 혐의도 추가해 A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A 씨가 사용한 범행 도구에서 B 씨의 DNA가 확보됐다"며 "현재 검찰로 넘겨져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경찰에 긴급체포된 A 씨는 유치장에 입감된 후 속옷 안에 숨겨 가져간 독극물을 마셔 병원에 이송된 바 있다. 이에 전북경찰청은 A 씨를 입감하는 과정에서 신체검사가 소홀히 이뤄진 점 등에 대해 담당 경찰들을 상대로 감찰 조사를 착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