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황씨의 1심 판결문을 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는 ‘황씨가 공탁금을 낸 점’과 ‘불법 촬영 유포에 따른 책임은 물을 수 없다는 점’ 등을 황씨 양형에서의 “유리한 정상”이라고 밝혔다. 황씨는 지난 14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황씨가 공소제기 이후 피해자를 위해 상당한 금액을 공탁했다”고 밝혔다. 황씨는 1심 선고를 20일 앞둔 지난해 11월28일 법원에 공탁금 2억원을 냈다. 피해자 측이 받을 의사가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는데도 일방적으로 냈다. 황씨 측은 “기습공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피해 회복 취지에서 도입된 형사공탁은 취지와 달리 피해자 의사와 무관하게 법원에 공탁금을 맡겨 피고인의 양형에 유리한 사유로 반영되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황씨의 1심 판결은 대법원 양형위가 최근 성범죄 사건에서 형사공탁을 감경인자로 둔 문구를 삭제하는 내용으로 양형기준을 손보는 흐름과 배치된다. 양형위는 피해회복 수단에 불과한 공탁이 죄를 줄여주는 감경 요인이 되는 것처럼 오인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을 수용해 양형제도를 손질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양형위 심포지엄에서는 “피해자의 수령 의사 없는 공탁은 피고인의 피해회복 노력으로 볼 수 없고,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사유로 참작해선 안 된다”는 다수의 의견도 나왔다.
피해자는 황씨의 형수가 불법 촬영물을 무단으로 퍼뜨려 2차 가해에 시달렸다. 불법 촬영물 영상 유포로 황씨의 형수는 1·2심에서 모두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 판사는 불법 촬영물 영상 유포에서 황씨를 “피해자”라고 명명했다. 이 판사는 “황씨 자신도 이 범행의 피해자이고 가담하거나 기여한 바가 없다”며 “제3자가 저지른 다른 범행으로 초래된 피해상황에 대해서까지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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