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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지금이 적기라고?…잘 나가는 줄 알았는데 줄줄이 매물로 나온 호텔들 [방영덕의 디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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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2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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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나스 호텔 제주의 인피니티 야외풀. [사진출처 = 파르나스 호텔 제주]

 

 

“어엇? 잘 나가는 것 아니었어요?”

오랫만에 만난 호텔 관계자에게 물었습니다. 그 힘들었던 ‘코로나 보릿고개’도 잘 넘기고 이제 외국인 여행객들이 몰려온다 싶었는데, 줄줄이 매물로 나온다니 의아했거든요.

“이게요, 호텔업이 잘 나가긴 하는데...또 잘 나가니까 지금이 적기라고 보는 것 같아요.”

답을 하는 호텔 직원 표정이 아리송했습니다. 대답 역시 아리송하더라고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것인지, 유독 대기업들이 보유하고 운영하던 호텔들이 최근 시장에 매물로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입지·규모 훌륭한 호텔들 ‘우수수’ 매물로 나와

 

메종 글래드 제주. [사진출처 = 글래드호텔앤리조트]

 

 

투자은행(IB) 및 호텔업계에 따르면 DL그룹은 글래드 여의도,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 메종 글래드 제주 등 세 호텔에 대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최근 싱가포르투자청(GIC)을 선정했습니다.

DL그룹은 지난해부터 외국계 투자자 및 글로벌 자산운용사들과 글래드 호텔 매각 협상을 벌여왔습니다. 지난해 12월 실시한 입찰에는 그래비티자산운용과 손을 잡은 GIC를 비롯해 블랙스톤, 콜버그그래비스로버츠(KKR), SC캐피탈파트너스그룹 등이 도전장을 냈는데요.

DL그룹은 약 두 달간 고심한 끝에 최근 GIC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낙점했습니다. 인수 대금은 약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서울 강남구 안다즈 호텔,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구 노보텔앰배서더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르메르디앙&목시 명동 등 5성급 호텔도 매물로 나왔습니다.

호텔업계 큰손 ‘KT’가 부동산 유동화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이 호텔들의 자산 가치만 약 2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및 송파 빌딩 전경. [사진출처 = KT]

 

 

KT는 그 동안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를 앞세워 옛 전화국 부지 등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고급 호텔들을 늘려왔습니다. 입지나 규모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호텔들을 이렇게 한꺼번에 매물로 내놓은 KT 행보는 업계 이목을 끌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제주 중문관광단지 내 5성급 호텔인 파르나스 호텔 제주도 매각 대상입니다. 블루코브자산운영은 최근 파르나스 호텔 제주 매각자문사로 CBRE코리아-삼정KPMG 컨소시엄을 선정했습니다.

파르나스 호텔 제주는 블루코브자산운용이 아주그룹의 아주호텔로부터 2019년 더쇼어호텔제주(옛 하얏트 호텔 리젠시 제주) 용지를 부동산펀드를 통해 인수해 개발한 곳입니다. 현재 GS리테일의 자회사인 파르나스가 호텔 운영을 맡고 있지요.

이밖에 롯데그룹은 L7 홍대 매각을, 한화그룹 건설부문은 4성급 호텔인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수원 매각을 추진 중입니다.

경기도 동탄 지역의 3성급 비즈니스 호텔인 신라스테이 동탄 역시 이달 중 매각 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신라스테이 동탄은 호텔신라의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신라스테이 1호점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13년 아시아자산운용으로부터 995억원에 인수했고, 당시 국민연금공단이 600억원 가량 투자를 하기도 했습니다.
 

외국 관광객 늘고 있는데...갑자기 왜 파나

 

입지와 규모 측면에서 우수한 호텔들을 팔려는 이유는 사실 각 사마다 각양각색입니다. 하지만 여러 요인 중에서 공통점을 하나 꼽으라면 ‘지금이 적기’라는 점을 투자업계에선 꼽고 있습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며 호텔업황이 회복되는 이 시점이야말로 몸값을 최대한 높여 팔아넘길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한해 누적 방한 관광객은 1637만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보다 48.4% 증가한 규모이고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94% 수준을 회복한 수치입니다.

2021년 코로나19 여파로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97만명으로 바닥을 찍기도 했는데요. 2022년부터 상황이 조금씩 개선되기 시작해 2023년에는 다시 1103만명으로 늘며 10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특히 대기업들은 현재 몸값이 높은 호텔들을 판 대금을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지원 사격’해주거나 본업에 주력하며 새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목적이 커 보입니다.

일례로 DL그룹 내에서 호텔 사업은 비주력 사업으로 꼽혀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매각이 성공적으로 진행이 되면(사실상 호텔 사업을 접게 되는 셈이지만) DL그룹은 주력 사업에 쓸 현금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것이죠.

KT도 부동산 매각 이유에 관해 현금을 확보해 인공지능(AI) 등에 투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키우려는 취지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좀 더 다급한 이유에서 호텔을 매각하려는 곳도 있습니다. 롯데그룹이 그 예입니다. 롯데그룹은 최근 고강도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실적이 좋지 않은 호텔롯데의 자산 매각에 적극적입니다.

L7홍대 매각 뿐 아니라 보유 중인 스위스 면세기업 아볼타(옛 듀프리)의 지분과 롯데렌탈 지분을 팔아 모두 1조3859억원을 마련한다는 게 호텔롯데의 계획입니다.

이미 회사 적자로 개장 1년만에 새 주인을 맞은 곳도 있습니다. 인천 영종도 복합리조트 인스파이어입니다. 지난 17일 인스파이어의 경영권은 미국 복합리조트 운영사 모히건에서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로 넘어갔는데요.

전 세계에서 8개 복합리조트를 운영하는 모히건사가 100% 출자해 국내에 들어섰지만, 베인캐피탈과 대출 약정을 지키지 못해 경영권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호텔과 이를 보유한 대기업이나 자산운용사들이 그 가치가 높을 때 팔자라는 생각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호텔 종사자들 입장에선 고용 불안 우려를 떨칠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생략

 

https://naver.me/5apGH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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