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889582
응급실 직원이 ‘중증 아니다’ 판단… 이마 출혈 환자, 3곳 돌다가 사망
보라색 반팔 셔츠를 입은 건장한 체격의 40대 남성 A씨가 작년 4월 25일 밤 8시, 대구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로 걸어 들어왔다. 머리에 압박 붕대를 하고 있었고 셔츠의 절반은 피에 젖어 있었다. 그의 왼쪽 관자놀이 부근엔 가로, 세로 각각 5cm 길이의 십자형(十) 상처가 나 있었다. A씨는 응급실 의사의 질문에 대답을 했고, 가끔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A씨는 당시 이 병원을 포함해 대구 소재 병원 응급실 3곳을 찾았지만 결국 치료를 받지 못하고 열상(裂傷)에 의한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
대구경찰청은 지난달 22일, 이 3곳 병원의 응급의학과 교수 4명과 응급 구조사 2명을 ‘재판에 넘겨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검찰로 송치했다. 이마가 찢어져 피가 나는 응급 환자가 내원했는데도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했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본지 취재 결과, ‘진료 거부 의사’로 송치된 4명 중 3명은 A씨가 상처를 입고 내원했을 당시 A씨를 본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1명은 병원 직원들에게서 A씨가 내원했다는 사실을 전해 듣지도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경찰은 이들이 모두 진료를 거부했다며 검찰에 송치한 것이다. 응급실 의사들은 “보지도, 듣지도 못한 환자를 진료 거부했다는 건 완전히 난센스” “밤새 응급 환자를 본 의사들을 환자를 내팽개친 범죄자로 낙인찍었다”며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