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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부정선거론 대모’ 애니 챈 단체들의 수상한 기부금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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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21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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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고 모금, 내역 비공개 등 기부금품법 위반 소지…KAFSP “우리가 활용 실적을 왜 공개하나” 반문

[일요신문]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사회 전반에 화두로 떠오른 '부정선거 음모론' 확산 배후로 '애니 챈'(Annie M.H.Chan·김명혜)이란 여성이 주목받고 있다. 백만장자 재미동포로 한미 극우 인사들과 교류하며 영향력을 확대, 국내외 여러 단체를 지원하며 부정선거 의혹을 키워 온 인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애니 챈이 국내에서 이끄는 단체들의 석연찮은 기부금 모금과 활용 정황이 포착됐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지 않고 돈을 모금하거나, 모인 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등을 알리지 않는 식이다. 전부 기부금품법 위반 소지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해온 시민단체에선 압수수색 등 수사까지 받은 사례다.  
 

애니 챈 한국보수주의연합(KCPAC) 회장(왼쪽 두 번째)이 2022년 1월 열린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행사에서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KCPAC 누리집 갈무리
애니 챈 한국보수주의연합(KCPAC) 회장(왼쪽 두 번째)이 2022년 1월 열린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행사에서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KCPAC 누리집 갈무리

#"공산화 막아야"…극우선 이미 유명인사

1952년생 애니 챈은 하와이 호놀룰루에 사는 부호로 미국에서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도 나선 적 있는 자산가다. 국내 극우 진영을 중심으로 한 부정선거론 확산을 물심양면 지원한 '자금줄'로 지목받고 있다. 최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한국일보 보도를 통해 존재감이 부각했다. 극우·보수진영에선 오래 전부터 유명인사였다고 한다.

실제 부정선거 등을 주장하는 극우 유튜브 및 보도매체와 관련 커뮤니티 등에선 애니 챈 관련 기록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나님의 힘으로 대한민국 공산화를 막으려는 분"이란 식이다. 이에 국회 내란혐의 국정조사특별위원회도 애니 챈을 음모론 확산 배후로 보고 청문회 증인으로 부르려 했지만 무산됐다.  

애니 챈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좌절을 느껴 2019년 한국보수주의연합(KCPAC)을 창설하고 극우·보수 결집에 힘써왔다고 한다. 이 단체는 미국 최대 보수단체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한국지부다. 그 무렵 애니 챈은 국내에 한미자유안보정책센터(KAFSP), 한미동맹USA재단(KUAUF) 등도 설립해 진영의 거점을 마련했다.

이들 단체 주변에선 낯익은 인물이 많이 등장한다. KCPAC 창립 행사에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이 참여했고, 2022년 이 단체가 주관한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행사엔 당시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해 연단에 올랐다. 그 외에 '한미자유안보정책센터'(KAFSP)는 2023년 9월 대통령실도 초청 방문했다.

 

애니 챈은 2023년 4월, 2024년 7월 하와이 등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도 '한미동맹USA재단'(KUAUF) 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여기선 윤 대통령은 물론 김건희 여사도 만났다. 애니 챈은 또 2023년 9월 '헌법기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직능운영위원까지 임명됐다. 석동현 변호사가 민주평통 사무처장을 맡은 때였다.

이처럼 애니 챈이 보폭을 넓힐 수 있었던 배경엔 '부정선거 음모론'이 있었다. 그의 KCPAC, KAFSP, KUAUF 등 단체들은 '공명선거를 위한 대국민 보고대회' 등 부정선거 관련 여러 행사를 개최해 음모론을 전파해왔다. 애니 챈은 2020년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각료들에 '한국에서 부정선거가 발생했다'는 편지도 보냈다.  

애니 챈은 2월 1일 잠시 귀국해 진행한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한국 언론들이 계엄과 부정선거 의혹을 보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김건희 여사와 친분은 없지만, 김 여사를 향한 공격은 나를 향한 공격과 같다' '한국 정치인들이 내게 접근했을 뿐, 저는 어떤 모임에도 나간 적 없다' 등 발언도 했다고 전해졌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미자유안보정책센터 사무실. 지난 2월 19일 기자와 만난 이 단체 관계자들은 "언론 대응은 사양한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사진=주현웅 기자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미자유안보정책센터 사무실. 지난 2월 19일 기자와 만난 이 단체 관계자들은 "언론 대응은 사양한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사진=주현웅 기자

#기부금 '꽁꽁'…조사 혹은 수사 필요성  

애니 챈 단체 가운데 KAFSP는 예비역 군인 결집 창구, KUAUF는 미국 등지에서 한미동맹 강화 지원 역할을 한다. 두 단체 모두 서울과 하와이에 사무실을 뒀다. 문제는 불투명한 '돈 흐름'이다. 두 단체 모두 한국에서 기부금을 걷지만 모금·활용 실적을 알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기부금품법 위반 가능성을 지적한다.

구체적으로, 한미자유안보정책센터(KAFSP)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기획재정부가 지정한 기부금 단체다. 따라서 KAFSP는 기부금 액수와 활용 현황을 국세청 등에 신고해야만 한다. 하지만 KAFSP는 2023년 기부금 약 1억 3200만 원을 모금, 1억 3000만 원을 '공익' 목적으로 썼다는 사실 외에는 공개하지 않았다.

기부금 내역 공시는 공익법인 회계투명성 제고와 임원의 배임·횡령 방지가 목적이다. 당연히 부실공시는 각종 의심을 낳을 수밖에 없다. 이에 KAFSP 수익이 약 1억 3200만 원이란 점도 의문으로 남는다. 이 단체는 이사 5명과 직원 2명을 뒀고, 포럼과 세미나 등 행사를 꾸준히 열었다. 불과 1억여 원 재정으로 가능하냐는 의문이 남는다.  

기부금이 KAFSP 공익목적 사업에만 엄격히 쓰였을지도 따져볼 문제다. KAFSP 사무실이 애니 챈의 또 다른 단체 'KCPAC'와 그의 개인 사업체 '케이씨디알코리아'와도 같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씨디알코리아는 제주도 펜션을 소유하며, 노래방과 마사지실 운영 및 부동산 개발과 인력공급업 등을 하는 회사다.    

한 회계사는 "기부금품법에 따라 기부금은 활용 실적을 상세히 공개해야만 한다"며 "만약 기부금 외 명목으로 단체 대표자 등의 사재나 다른 단체 돈을 나눠 썼다면, 이는 경우에 따라 선수금이나 가수금 혹은 증여에 해당할 수 있어 세금 관련 조사를 받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회계사는 "기부금을 받는 공익단체는 각종 세금혜택이 큰 만큼 국세청 등 당국도 엄격히 관리한다"며 "기부금 활용 실적 비공개 등 규정 위반 사례가 발견되면 공익법인 재지정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익법인 재지정을 못 받으면 기부자들 세제혜택도 사라지게 된다"고 부연했다.  
 

한미동맹USA재단(KUAUF)는 누리집에서 기부금 모집을 홍보하고 있다. 기부금품법에 따르면, 불특정 다수한테서 기부금을 모집하려는 단체는 행정안전부자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KUAUF는 신고하지 않았다. 사진=KUAUF 누리집 갈무리
한미동맹USA재단(KUAUF)는 누리집에서 기부금 모집을 홍보하고 있다. 기부금품법에 따르면, 불특정 다수한테서 기부금을 모집하려는 단체는 행정안전부자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KUAUF는 신고하지 않았다. 사진=KUAUF 누리집 갈무리

'한미동맹USA재단'(KUAUF)도 누리집에서 기부금 모금을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기부금 단체로 등록도 하지 않은 곳이다. 법인등기도, 사업자신고도 안 된 사실상 친목단체다. 이런 곳이 모금을 하려면 행정안전부나 지방자치단체에 기부금 모집·사용 계획서와 활용실적을 제출해야 한다.

일요신문 확인 결과, 행안부와 서울시에 제출된 KUAUF의 기부금 모집·사용계획서와 활용 실적은 존재하지 않았다. 행안부 관계자는 "모금이 이뤄졌는지 여부와 별개로 기부금 모집을 홍보한 자체로도 위법 소지는 있다"면서 "다만 실제 법을 어겼는지는 여러 사항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경찰이 현재 수사 중인 사안과 유형이 비슷하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한 시민단체 '촛불행동'의 기부금품법 위반 등 혐의를 살피고 있다. 해당 단체가 행안부·지자체 신고 없이 기부금 모집을 홍보·모금해왔다는 이유다. 이 단체는 2024년 11월 사무실 압수수색에 이어 후원자 계좌 압수수색도 당했다.

일요신문은 2월 19일 KAFSP 사무실에 찾아갔다. KAFSP 관계자는 "언론 대응은 일절 안 하기로 했다"며 "왜곡보도와 흑색선전이 너무 심하고, 뇌가 이상한 기자들이 많다" 등 경계심을 보였다. 그러면서 "저희 언론 담당자와 한미동맹USA재단 관계자들도 미국에 갔으니, 기사도 절대 쓰지 말라"며 단체의 '공식입장'은 전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기부금' 관련해선 회계담당자가 "1억 3000만 원이란 숫자가 어떻게 나왔는지 정확히는 모른다"며 "우리가 그렇게 공시한 게 맞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아마 여러 행사를 진행하며 지원받은 돈으로 추정되는데, 기자가 무슨 이유로 이를 궁금해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가 활용 실적을 왜 공개해야 하나"라고 덧붙였다.

주현웅 기자 chescol2@ilyo.co.kr

 

https://m.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487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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