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감사보고서 법인세 항목 -1조8329억원
영업익은 12조3610억원지만 세액공제 등 조정
별도기준 영업손실 낸 2023년엔 -7조8655억원
창립 이후 53년만에 2년 연속으로 법인세 안내
삼성전자가 2년 연속 법인세를 내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에서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내왔던 삼성전자가 2년 연속 한 푼도 납부하지 않게 되면서 세수 부족 심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일 삼성전자가 제출한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법인세 비용이 '마이너스'(-1조8329억원)로 돼 있다. 법인세 항목이 마이너스면 법인세를 안 낼 뿐 아니라 다음 연도 법인세로 이월된다.
삼성전자의 2023년 감사보고서 법인세 항목은 -7조원이 넘었다. 회사가 2년 연속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게 된 것은 창립 이래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00조8709억원, 영업이익은 32조7259억원이지만 국내에서 법인세를 산출할 땐 별도 기준으로 따진다.
삼성전자의 2024년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2조3610억원이다. 막대한 영업이익을 냈는데도 법인세를 내지 않는 이유는 적자를 본 기업이 흑자로 전환하더라도 기존 적자에 해당하는 만큼 법인세를 감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23년 별도 기준 영업손실 11조5000억원대를 기록했다. 당연히 지난해 3월에는 법인세를 내지 않았다. 지난 1972년 이후 52년 만에 처음으로 법인세 0원을 기록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추정한 2023년도 법인세 비용은 -7조8655억원이었다.
삼성전자는 2024년도에 조정 사항 반영 전 순이익에 따른 법인세 비용으로 5조7418억원을 추정했지만 △세무상 과세되지 않는 수익(-2조6968억원) △세액공제(-4조9362억원) 등을 반영하면 총 -7조5748억원의 조정 요인이 생긴다.
결과적으로 2024년 실적에 따라 올해 내야 할 법인세도 -1조8000억원 가량이 된 셈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내야 할 법인세 비용으로 적시한 -1조8329억원의 일부는 내년도 법인세에 이월결손금으로 넘어가게 된다.
법인세는 개인 소득세처럼 연말정산을 통해 환금해주는 게 아니라, 추후 기업이 이익을 내 법인세가 발생할 때 그만큼 깎아주기 때문이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한양여대 교수)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영업손실로 발생한 이월결손금이 커서 그게 반영되면서 올해도 법인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2023년도보다 지난해 이익이 크게 늘었다면 결손금이 다 상계됐을텐데 그 정도 이익을 내지 못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오 회장은 "삼성전자가 과거 세금을 많이 낼 때 홀로 10조원씩 내고 그랬다"며 "우리나라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3개정도 기업의 이익이 변동되면 세수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데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우려했다.
'법인세 납부액 1등'을 도맡아왔던 삼성전자가 지난해 법인세를 내지 않으면서 올해에도 법인세 감소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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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1/000091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