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 포지션"이라며 당의 핵심 기조에 영향을 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도 대선 전 방송토론에서 "내가 우경화된 것은 당연하다"며 같은 결의 메시지를 발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사저널 취재에 따르면, 이 대표 측은 김 전 대통령의 당시 메시지와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대선 전략을 참고해 방향타를 조정 중이라는 전언이다. 중도보수층까지 포용하고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지난 18일 진보 성향의 유튜브 채널 '새날' 인터뷰에 출연해 "우리는 진보가 아니다. 앞으로 민주당은 중도보수 포지션으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깜짝 발언했다. 그는 19일에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원래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 정당"이라며 "진보 정당은 정의당이나 과거 민주노동당이 맡고 있는 것 아니냐"고 거듭 강조했다. 당초 민주당이 진보계열 제1 정당으로 인식되는 만큼 이 대표의 메시지는 '이례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시사저널 취재에 따르면, 이 대표의 해당 메시지는 즉흥적으로 나온 것이 아닌 전략적인 판단 아래 정리·정돈돼서 나왔다는 것이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이 대표는 최근 조기대선 전략 모델로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행적'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중도보수층을 포용하는 취지에서 이른바 '우클릭' 행보를 선보인 바 있다.이 대표 측이 꼽은 대표적 사례는, 김 전 대통령이 지난 1997년 11월13일 금융실명제 관련 방송3사 공동주최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지금의 이 대표와 똑같은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진보적 경제관이 후퇴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우리 당은 중도우파 정당이다.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하기 때문에 우파이고, 서민의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에 중도"라며 "세계 모든 진보정당들이 이제는 중도를 표방하고 있다. 내가 우경화했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김 전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상황과 관련해서도 "경제위기 극복, 힘들지만 가능한 일"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곧바로 미국과 일본을 방문해 슈퍼 301조와 무역역조에 대한 부당한 압력 바로잡을 각오"라고 다짐한 바 있다. 관련해 이 대표 측 관계자도 통화에서 "현재 윤석열 정부가 초래한 민생경제 위기 상황과 견줄 수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 이 대표의 구상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도 19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김대중 대통령은 대중 경제론 책까지 쓰면서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IT(정보기술) 강국을 만들었다"면서 "이런 훌륭한 경제 성장 정책을 실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입장과 태도를 유지하는 것을 교조주의라고 하든지 바보라고 부른다. 상황이 바뀌면 판단이 바뀌어야 정상"이라며 우클릭으로 비칠 수 있는 정책 행보에 대해 "유연하게 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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