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그냥, 추억으로만 간직하자[편파적인 씨네리뷰]
5,046 8
2025.02.20 09:54
5,046 8

■편파적인 한줄평 : 다시 만나면 환상이 깨지는 법이니까.

첫사랑은 추억으로만 간직할 때 가장 빛나는 법, 다시 만나면 환상이 깨지기 때문이다. 동명의 대만 영화(2012)를 한국판으로 리메이크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감독 조영명)도 그렇다. 다시 만나니, 좋지 못하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평범한 학생인 ‘진우’(진영)가 열여덟살부터 대학생, 군인을 거치는 동안 첫사랑인 ‘선아’(다현)에 대한 마음과 관계의 변화를 담아낸 작품이다. 그룹 B1A4 출신 진영과 트와이스 다현이 처음 호흡을 맞추며, 이민구, 손정혁, 이승준, 김민주, 김요한, 진희규, 박성웅, 신은정 등이 합세해 102분 러닝타임을 완성한다.


THvdIN

줄거리는 거의 비슷하게 옮기지만 대만 원작을 국내 정서로 바꾸는 작업은 이번에도 실패한 듯 하다. 원작의 레트로 감성을 2002년 한국 춘천 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변주를 주고자 하는데, 유치하고 촌스럽게 느껴질 뿐 레트로물 특유의 몽글몽글한 감수성을 선물하진 못한다. 게다가 의도는 모르겠지만, 2012년 원작 속 성인지감수성에 위배되는 설정들도 굳이 살리려고 해 보는 이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실패의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주인공인 ‘선아’와 ‘진우’ 사이 감정선 변화를 디테일하게 잡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인기 많은 모범생인 ‘선아’의 내면 묘사는 툭툭 튄다. ‘진우’에게 관심이 생기고, 호감으로 커지고, 어느 순간 커진 설렘이 실망, 혹은 유치한 미움으로 바뀌는 순간 순간이 객석을 휘감을 수 있는 ‘포인트’인데 청춘물 클리셰로 억지 상황을 만들어내는 듯해 관객의 몰입을 깬다. 그렇다고 ‘진우’의 심적 변화가 매력적으로 펼쳐지는 것도 아니다. 화자인 ‘진우’의 내레이션으로 종종 짚어주지만, 상황 속에서 두 인물의 행동과 대사로만 보여주면 어땠을까란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촘촘해야할 감정선 변화에 구멍이 생기니 등장인물들의 풋풋해야할 청춘 이야기도 그저 그런 청소년 드라마처럼 건전한 맛만 전달한다. ‘공부’와 ‘꿈’의 중요성을 외치는 대사들이, 그래서 공익 캠페인처럼 느껴질 정도다.


이번 작품으로 첫 상업영화 연기에 도전한 다현은 기대를 충족시키진 못한다. 세상 일엔 무관심하고 순수한 모범생 소녀를 연기하겠다는 의지는 알겠지만, 어떤 갈등이 닥치든 시종일관 비슷한 표정을 유지해 캐릭터의 내면 변화를 더욱 헷갈리게 한다. 화를 내거나 오열하는 등 감정의 낙차가 큰 장면에선 구분이 가지만, 기대했다가 실망하거나 혹은 당황하는 등의 돌발적인 감정 표현에 있어선 아직 연마가 필요해보인다. ‘내 안의 그놈’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던 진영은 그나마 제 몫을 한다.

장점도 있다.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다. 풋풋하고 슴슴한 청춘물을 원하는 이라면 한번쯤은 도전해볼만 하다. 또한 다현과 진영의 신선한 비주얼 조합을 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 오는 21일 개봉.


■고구마지수 : 2개

■수면제지수 : 3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https://news.nate.com/view/20250220n03552

목록 스크랩 (0)
댓글 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한율X더쿠💚] 쫀득한 텍스처로 모공 속 피지 강력하게 흡착 ✨한율 #쑥떡팩폼 체험단 (100인) 484 12.23 19,519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63,268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72,313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04,10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383,811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13,08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54,38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2,36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0 20.05.17 8,579,0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9,41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87,61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42580 이슈 원호 'Underneath the Tree' Cover 20:03 4
2942579 이슈 성심당 줄 안서고 케익 사는 법.jpg 2 20:03 193
2942578 이슈 트위터 유저가 이미지를 직접 ai로 수정할수있는 기능 추가 20:02 91
2942577 이슈 어떻게 사람 루트가 여중-여고-ㅇㅇㅇㅇㅇ 1 20:01 368
2942576 이슈 하루에 3리터씩 커피 마신다는 강하늘 1 20:01 258
2942575 유머 [흑백요리사2] 최XX 안성재 옆에 앉아서 최랄 떠는 거 ㅈㄴ 웃기게 ㅈㅉ 1 20:01 484
2942574 유머 운전중 음주단속 3 20:00 333
2942573 이슈 저 며칠전에 무슨 뜨개질 팝업 갓는데 너무 무서워서 걍 나옴.twt 2 20:00 473
2942572 이슈 오늘부터 개인 인스타 개설한 걸그룹 1 19:59 845
2942571 기사/뉴스 美, EU 전 집행위원 등 5명 입국금지…"美빅테크 표현 검열"(종합) 1 19:56 106
2942570 이슈 취향 갈리는 두꺼운 수제비 VS 얇은 수제비 37 19:55 683
2942569 이슈 흑백요리사 세계 홀려도…제작사는 IP 없는 '하청' 5 19:54 1,024
2942568 이슈 배달온 피자 몰래까서 한조각씩들고 훔쳐먹는 앵무새커플 15 19:53 889
2942567 이슈 트위터에서 알티타는 아이브 안유진 천둥보컬...twt 6 19:53 528
2942566 이슈 변우석 인스타 업뎃 🤗 (f.프라다) 25 19:52 654
2942565 유머 안성재와 미니벨루가들이 만드는 두바이 쫀득쿠키 5 19:51 1,371
2942564 기사/뉴스 추영우 "SNS 女BJ 팔로우 논란 후 태도 조심..집 밖은 위험해" 49 19:50 2,229
2942563 유머 아내 최애의 결혼식 7 19:47 1,611
2942562 이슈 머라이어로 시작해서 머라이어로 끝난 2025 빌보드 1위 리스트 8 19:45 582
2942561 정치 이준석...장동혁에 공동 단식 제안 17 19:44 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