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봄, 가요계 대형 신인 걸그룹들이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친다.
4세대 대표 걸그룹 에스파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 아이브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각각 신인 걸그룹을 선보인다. 한발 빠르게 데뷔일을 확정 지은 하츠투하츠의 행보에 키키도 같은 날 선공개 곡 공개로 맞불을 놨다.
실력과 비주얼, 인기와 성적까지 어느 하나 모자람 없이 완벽했던 에스파와 아이브다. 데뷔 이후 가요계 ‘걸파워’를 선도해온 두 그룹의 성공에 후배 걸그룹을 향한 기대감은 커질 대로 커졌다. ‘걸그룹’이라는 공통점에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고자 하는 젠지(Gen-Z,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자들)의 ‘요즘 감성’이 깊이 뿌리내렸다. 비슷한 메시지를 어떻게 전할지, 두 그룹의 차별화가 인기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SM이 에스파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인 걸그룹 하츠투하츠는 지난달 열린 SM타운 콘서트에서 베일을 벗었다. 공연 말미 영상에 8인조로 구성된 멤버들이 등장했고 ‘하츠투하츠(Hearts2Hearts)’라는 그룹명이 공개됐다. S.E.S.를 시작으로 천상지희, 소녀시대, 에프엑스, 레드벨벳, 에스파까지 창립 30주년 역사 속에서 대한민국 대표 걸그룹을 배출해온 SM의 계보를 이을 신인이다.
SM에 따르면 하츠투하츠는 자신들만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음악 세계를 통해 글로벌 팬들과 마음을 잇고 더 큰 ‘우리’로 함께 나아가겠다는 뜻을 가진 8인조(지우·카르멘·유하·스텔라·주은·에이나·이안·예온)다. 팀명과 구성원을 공개하고 유닛 및 개인 티저 이미지로 비주얼 어필에 나섰다. 스쿨버스를 타고 모험을 떠나는 모습이 담긴 티저 이미지, 모험을 향한 설렘과 호기심을 표현한 무빙 클립이 공개됐다.
데뷔앨범은 ‘더 체이스(The Chase). 동명의 타이틀곡은 ‘선택과 모험’이라는 키워드로 히트메이크 켄지가 작사에 참여했다. 몽환적인 사운드로 신비롭고 묘한 분위기를 내는 곡.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스토리를 차용해 ‘내가 나아갈 길은 나 스스로 만들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멤버들은 “그동안 들어본 적 없는 색깔을 가진 곡이다. 보랏빛 안개를 떠오르게 하며, 한 곡 안에 분위기가 바뀌는 부분이 많아 듣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직접 예고했다. 8인조의 다인원 그룹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안무도 감상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중성 甲’의 아이브를 배출해낸 스타쉽도 빠르게 아이브 후배 양성에 나섰다. 3월 데뷔를 앞둔 5인조 신인 걸그룹 키키(KiiiKiii, 지유·이솔·수이·하음·키야)다.
하츠투하츠가 순차적인 콘텐츠 공개를 해온 것과 달리 키키는 기습적으로 데뷔를 예고해 가요계를 또 한 번 들썩였다. ‘초통령’ 수식어로 10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아이브의 성공에 힘입어 소속사는 키키의 ‘젠지미(美)’를 강조하고 나섰다.
그룹명과 데뷔 일자를 밝히기 전부터 의문의 사진과 영상으로 채워진 SNS 계정을 운영하며 호기심을 높였다. 주어진 힌트로 세계관과 콘셉트, 이에 따른 유기성을 유추하며 또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 내는 마케팅 방식이다. SNS에는 그룹명 ‘키키’와 관련된 감각적인 사진과 영상이 가득하다.
팀의 구성원조차 베일에 가려진 채 16일 데뷔곡 뮤직비디오부터 공개하는 파격 행보가 이어졌다. 첫 데뷔 타이틀곡 ‘아이 두 미(I DO ME)’는 자신의 직감을 믿고 자신 있게 살겠다는 주체적인 소녀의 마음을 담은 팝 댄스곡이다.
‘난 나답게 더 빛나져’, ‘난 나답게 더 잘해요’라는 가사로 알 수 있듯 주체적이고 당당한 목소리로 자아를 찾아온 선배 그룹 아이브의 성공 공식을 이어받았다. 다만 콘셉트는 다르다.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자유분방한 다섯 소녀의 모습이 펼쳐진 뮤직비디오는 신비로운 콘셉트와 각자의 개성이 드러난다. 공개되자마자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며 국내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17일에는 웹사이트를 개설해 멤버 프로필을 공개하고 ‘잼 공장’ 테마를 통해 그룹 아이덴티티를 소개했다. 오는 24일 공개될 앨범명은 ‘언컷 젬(UNCUT GEM)’이다.
씨스타, 우주소녀에 이어 아이브로 대성공을 거둔 스타쉽의 서현주 프로듀서가 팔을 걷었다. 스타쉽 관계자는 “키키는 감각적이고 독창적인 음악과 멀티 플랫폼 시대에 최적화된 독보적인 비주얼 크리에이티브를 바탕으로 K팝 정서의 새로운 노선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5년 가요계에도 걸그룹들의 선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츠투하츠가 대중에게 첫선을 보일 24일, 키키도 선공개 곡으로 세상 밖에 나온다. 발표했다 하면 음원차트를 장악하는 에스파와 아이브의 활약 속에 기대감을 더하는 신인 그룹의 등장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선배 그룹으로 ‘대박’을 터트린 만큼 소속사 간의 자존심 싸움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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