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거의 모든 고소득 국가에서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 1인당 출산율 1.5명 이상을 유지하는 고소득 국가들도 있다. 2023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하버드대 클라우디아 골딘(사진) 교수는 고소득 국가들의 출산율과 남녀 가사·육아 참여 시간을 비교해 남성이 집안일을 더 많이 하는 곳에서 출산율이 더 높고, 덜 하는 곳에서 출산율이 더 낮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그는 “한국은 2023년 출산율이 0.72명에 불과해 세계에서 가장 낮다.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하루에 거의 3시간 더 많이 집안일을 하는 나라이기도 하다”며 “부부 형평성 측면에서 과거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젊은이들, 특히 젊은 여성들은 부부 형평성을 원한다”면서 미국과 같은 나라들은 점진적 성장을 통해 사회 규범이 변화할 시간이 있었지만 한국처럼 빠른 성장을 이룬 곳에선 “현대성에 익숙해질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했다”고 짚었다.
김남중 선임기자(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