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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아이는 기후위기 희생양 될 것" 아이 낳지 않겠다는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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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9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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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aver.me/GlJxXA5U 
"막상 내가 내 자식을 가진다면 정말 좋아서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아이가 태어났는데 내 몸에서 내가 낳았고 남편이랑 나를 닮았다면 어떨까?"

송도영(30)씨는 2022년 12월 결혼하고 부산에서 살고 있다. 10년 전 남편을 대학 내 메탈밴드 동아리에서 만난 그는 여전히 남편과 메탈 음악을 즐겨듣는다. '아이가 있으면 어떨 것 같은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웃으면서 "사실 가끔 태교음악으로 메탈을 들려줘서 메탈 영재 어린이로 키우는 상상도 해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감성적으로는, 낳고 싶다. 그런데 이성적으로 따지면 그건 불행해지는 길이라고 본다. 나는 애를 낳으면 안 되는 이유를 100가지도 더 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남편과 결혼하기 전부터 아이를 낳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남편에게도 확인을 받은 상태로 결혼했다.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 기후위기 또한 그에게 중요한 화두다. 송씨는 "기후위기가 심화되면서 사람이 살지 못할 정도로 지구가 망가지는 건 시간 문제라 낳고 싶어도 낳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참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친구들 역시 아이를 낳지 않았거나 결혼을 하지 않은 이들이 많다. 그는 "애를 낳으면 애한테 죄를 짓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 자식이 내가 자랐을 때보다 더 힘든 환경에서 산다면 낳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올해 1분기 합계출산율(여성이 가임 기간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6명으로, 통계가 나올 때마다 '역대 최저'를 갱신하고 있다. 합계출산율과 동시에 기후위기 또한 5년 내에 과학자들이 우려한 1.5도라는 임계점을 돌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점점 해법을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6월 송씨를 비롯해 기후위기로 인해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결정한 여성 5명을 만났다. 이들 중 3명은 남편과 함께 인터뷰에 참여했다. 오늘날 한국 여성들의 다양한 욕구 속에는 여전히 '출산'도 포함돼있다. 이들 역시 아이를 낳고 싶어 고민한 적도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기후위기를 민감하게 감각하고 있는 시민이기도 했다. 이들은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낳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미래가 기대되는 사회여야 아이를 낳지 않겠나

 

 

 

 


기후위기가 초래하는 질병에 대한 위협도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출산에 대한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든다. 2015년에 결혼한 김보연(47)씨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출산을 포기하기로 확실하게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는 근본적으로 기후변화 등에 의해 인간이 만든 병인데, 이런 세상에서 그래도 나까지는 살 수 있지만 미래 세대인 아이들이 살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조카들이 코로나19 시기에 유치원생이었는데 마스크를 벗으면 큰일 난다고 생각해 집에서도 손으로 입을 막고 있기도 하고 비둘기를 보고 '마스크를 안 써서 좋겠다'라고 말하는 걸 보면서 아이를 낳을 자신이 없다는 이야길 남편과 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자신이 낳을 아이를 떠올리면 "지구 환경에서 자유롭지 않은 희생양이 될 거란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기후위기가 날이 갈수록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면서 아이의 생존 자체를 우려하는 건 이혜인(32)씨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기후위기에 내 생존조차 불확실한데 아이 생존까지 생각할 수 없다. 그러나 기후위기를 두고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생각해 불안해지고 공포스러워지기 때문에 최근에는 되도록 생각하지 않으려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스토리에 출산에 대한 고민을 풀어내고 있다. 이씨는 "기후위기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출산 고민에서는) 후순위가 된다. 기후위기를 떠올리면 (고민이 아닌) 그저 아이를 낳을 수 없겠다 싶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연재글에서도 "채식과 텀블러 따위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처럼 느껴진다. 한 가지 확실히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다. 적어도 한 명의 피해자라도 덜 만들 수 있다. 비출산은 나의 가장 적극적인 기후 실천 행동이다"라고 적었다.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더이상 미래에 대해 그 어떤 낙관도 기대하기 힘들고 개인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무력감을 느끼고 있었다. 윤고은(38)씨 또한 "기후위기는 내가 막을 수 없는 굉장히 큰 해일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그 기후위기를 만드는 것도 결국 사람이다. 어쩔 수 없이 내가 만들어내는 플라스틱 쓰레기나 도축되는 소나 돼지를 떠올린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기를 먹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우유 또한 냉장고에 매일 구비해놨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필요할 때만 찾아 먹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제품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전세계 16세부터 25세 젊은이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기후 불안증(climate anxiety)' 설문조사에서도 무려 40%가 기후위기로 자녀를 갖는 일을 두려워한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청년들은 기후위기로 슬픔, 절망, 불안, 분노, 무력감 등의 감정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세계 3대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 또한 2021년 한 분석 보고서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아이를 갖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저 개인의 불안이 응축된 결과일까. 국제아동구호기구 세이브더칠드런(2023년)은 "2020년생 아동은 1960년생의 조부모 세대보다 평생 6.8배 이상의 폭염을 경험하고, 산불과 가뭄은 각각 2배, 3배 많이 노출된다"(브뤼셀 자유대학 국제기후연구팀 공동 연구)고 예상했다. 이혜인씨는 "기후위기는 조금만 찾아봐도 이미 예견된 미래"라며 "미래에 내 생사조차 확실하지 않은데 아이가 태어나면 어떻게 될까. 이는 내가 마음가짐을 달리 먹는다고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영국의 해리 왕자 또한 2019년 한 인터뷰에서 "큰 가족을 원하지 않는 건 환경 문제와 연관이 있다"며 자녀를 최대 2명 계획하고 있다고 밝혀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440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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