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12월6일 오전 9시30분쯤 곽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곽 전 사령관은 받지 않았다. 그러자 5분 뒤 윤 대통령이 비화폰으로 곽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곽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 전화 또한 받지 않았다.
곽 전 사령관 측에 따르면 당시 그는 특전사령부 사무실에서 김현태 특전사 707특수임무단장, 노모 특전사 법무실장, 김모 특전사 방첩부대장과 함께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유튜브 채널 출연 여부 등을 논의 중이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5일 ‘유튜브에 출연해 계엄 당시 상황을 증언해달라’는 김 의원의 부탁을 받고 질문까지 구두로 미리 전달받았는데, 이튿날인 12월6일 오전 8시 김 단장 등 세 명의 참모를 불러 질문지를 공유하고 출연 여부와 답변 내용 등을 논의했다.
이 상황에서 김 전 장관과 윤 대통령의 전화가 짧은 간격으로 연이어 걸려오자 곽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김 의원 접촉 사실을 알고 자신을 회유하기 위해 전화한 것으로 판단해 두 전화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현장에 있던 김 단장과 노 실장, 김 부대장 모두 이를 목격했고, 김 단장 등 역시 윤 대통령 전화가 걸려 오자 곽 전 사령관에게 ‘받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곽 전 사령관은 당시 김 의원의 증언 제안에 응할지 확실히 정하지 못하고 있다가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에게서 전화가 오는 것을 보고 유튜브에 출연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곽 전 사령관은 그 전날인 12월5일에도 김 전 장관으로부터 ‘비화폰은 녹음이 안된다. 당당하게 하라’는 취지를 전화를 받았다. 곽 전 사령관은 오히려 이 때문에 수사기관에 사실대로 진술하기로 결심, 자수서를 작성해 검찰에 제출했다고 앞서 옥중 입장문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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