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미, 3배 레버리지에 빠지다]②

"바닥 찍고 올라왔는데 다시 지하로 내려가려고 하네요." (레버리지 셰어즈 테슬라 3배 ETP 투자자, 수익률 -60%)
최근 서학개미 사이에선 영국 상품이 인기다. 국내와 달리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영국에 미국 개별 종목 3배 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는 상장지수상품(ETP)이 대거 상장돼 있어서다. 입소문에 개인 투자자가 하나둘 매수하며 국내 보유금액은 4000억원을 훌쩍 넘겼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요 3배 레버리지 ETP 상품 10개의 한국 투자자 보유 잔고는 지난 7일 기준 4900억여원 수준이다. 미국 상장 개별 종목의 3배 레버리지 상품을 다수 판매하는 레버리지 셰어즈나 그래닛 셰어즈의 다른 상품까지 합치면 전체 보유 규모는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레버리지 상품은 개별 종목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해 변동성이 크다. 한국 투자자가 200억여원 보유한 '레버리지 셰어즈 3x 팔란티어'는 최근 한달간 주가가 279.57% 올랐다. 기초자산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가 63.08% 오르면서 216.49%의 초과 수익률을 거둔 것이다.
3배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이 큰 만큼 기초자산의 변동에 따라 하락률도 가팔랐다. 한국 투자자가 3000억원 넘게 보유한 레버리지 셰어즈 3x 테슬라는 한달간 45.88% 급락했다. 같은 기간 테슬라 주가가 16.09% 떨어진 영향이다. 그래닛 셰어즈 3x 롱 테슬라 데일리도 52.31% 내렸다.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상품이 장기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기간 수익률이 아닌 일일 수익률을 추종해 기초자산의 주가 등락이 심하면 손실이 커져서다. 최근 한달간 엔비디아 주가는 1.41% 내렸지만, 레버리지 셰어즈의 3x 엔비디아는 18.9% 내렸고, -3x 엔비디아는 26.9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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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스피 지수가 지난 30년간 2.5배 오른 만큼 개인 투자자가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현상"이라면서도 "레버리지 상품은 장기든 단기든 대출을 받아서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위험하다. 짧게 투자하는 것은 몰라도 장기 투자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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