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들 요즘 작품 없어 생활 안 돼.." ('전현무계획2' 류승수 발언 중 일부)
드라마 제작 시장이 얼어붙었다. 코로나19 시기 K-콘텐트가 붐을 이뤘다가 높아진 제작비에 급격히 위축되며 기근을 맞은 상황. 작품 수 자체가 3분의 1 수준이다. 생활 자체가 어려워지자 투잡을 뛰는 배우들까지 나오고 있다. 배우 류승수의 발언처럼 주연과 조연의 출연료 차이는 거의 20배다. 그 이상인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시장 정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연 배우들의 몸값은 시장의 효율성과 거리가 멀고 누군가 나서서 정화하려는 움직임도 없다. 말과 행동이 다른 배우들의 모습, 매니지먼트들의 행보에 제작사 관계자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최근 20대 남자 배우 A씨는 과도한 출연료 요구와 지분 요구, 자기 소속사 배우로 캐스팅 변경 요청 등 도 넘는 매니지먼트의 행동으로 캐스팅이 불발됐다. 해당 제작사는 프로젝트를 잠정적으로 엎겠다고 했고 A씨에게 매니지먼트의 조건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러한 사례는 비단 A씨와 A씨 소속사만의 일은 아니다. 이와 관련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국내 드라마 판이 왜 위축됐나 살펴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작년부터 넷플릭스엔 배우 몸값 상한선이 생겼다. 경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요즘엔 맥스가 2억이라고 하더라. 제작비 증액 이슈에 있어서 주연 배우의 출연료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이 없는데도 회당 2억, 3억을 요구하는 주연 배우들이 있다. 거기에 지분을 달라고 하고, 공동 제작에 이름을 걸어달라고 요구한다. 드라마가 엎어져서 할 게 없다는 식으로, 드라마 업계가 위기라는 식으로 유튜브나 다른 방송에 나와 얘기하는데 작품을 협상할 땐 저런 식의 요구를 해 협상에 난항을 겪게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그 이상의 몸값을 자랑하는 일명 A급 주연 배우들이 즐비하지만, 그 누구도 내리지 않고 있는 상황. 최근 편성이 확정된 국내 작품에서 회당 6억대 배우도 있었다. 시장 정화를 위해선 상징적 존재가 필요하지만 부재중이다. 너나 할 것 없이 몸값 올리기 경쟁만 뜨겁지 내리려는 움직임은 찾아보기 힘들다.
스튜디오드래곤 김륜희 CP는 'CJ ENM 콘텐츠 톡 2025' 자리에 참석해 제작비 상승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제작 부문에서 가장 큰 이슈다. 광고 시장이 안 좋은 상황에서 인건비, 배우 개런티, 물가 상승 등으로 제작비 부담이 크다. 혼란한 시장 속 제작비 효율화, 투명화, 상생이 필요해 재편을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제작비 실비 정산 시스템을 도입 중이다. 영화계에 있던 방식인데 이전까지 드라마는 비즈니스 구조상 어려웠다. 하지만 시장에서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해 조금 더 능률적이고 합리적인 제작비 확립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