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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조형래 칼럼] 귀족 노조! 뛰겠다는 사람 뒷다리는 잡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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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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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간 한국이 지배해 온 메모리 반도체도 위기다. 삼성은 내부적으로 낸드플래시는 중국이 대등한 수준까지 쫓아왔으며, D램도 3년이면 기술 격차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가 큰소리친 대로 한국 반도체에 관세를 매기면 미국 메모리 시장마저도 마이크론 등 현지 기업에 넘겨줄 판이다.


미·중 갈등이 촉발한 반도체 전쟁은 세계 반도체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공교롭게도 모든 경쟁자의 칼끝이 한국 반도체를 향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내부에는 위기의식이 없다.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반도체 특별법은 주 52시간 예외 조항에 대한 노동계와 야당의 반발로 발목이 잡혀 있다. 노동계가 반대하는 목소리를 들어보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없이 여전히 봉제 공장 시절의 노사관(觀)에 머물러 있다.

손톱만 한 크기의 반도체는 자동차·선박 같은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과 달리, 물류 비용 부담이 적은 데다 무역 장벽도 없다. 전 세계가 사실상 하나의 시장이다. 기술력이 앞선 기업은 이익을 독점하고 후발 주자는 퇴출당하는 냉정한 승자 독식의 시장이기도 하다. 다른 산업과는 비교가 안 되게 생산 공정도 복잡하다. 예컨대 첨단 반도체는 설계에서 시제품이 나올 때까지 7~8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무려 1000여 공정을 거친다. 한번 삐끗하면 7~8개월을 통째로 날릴 수 있다. 이 기간에 R&D(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실수를 줄이는 데서 승부가 갈린다.

그런데 국내 현행법은 R&D 연장 근로 허용 기간이 3개월에 그친다. 그나마도 일일이 고용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이를 어기면 경영자가 감방에 갈 수도 있다. 규정 위반에 대한 실형 처벌은 해외에서는 유례가 없다. 이에 기업들은 희망자에 한해 한시적으로라도, 주 52시간 예외 규정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려달라고 애원하고 있지만 노동계는 “근로시간 단축의 역사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반대한다. 내가 자발적으로 일을 더 하고 돈을 더 받겠다는 게 왜 역사의 후퇴인가? 다른 사람들의 워라밸을 위해 내가 일할 권리마저 포기해야 하는가?

노동계와 야당은 문재인 정부 시절 반도체 벨트로 선정한 평택시에 가보길 바란다. 실적 부진을 겪는 삼성이 반도체 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하자 승승장구하던 도시의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4만~5만명에 달했던 건설 인력이 1만명대로 급감하면서 지역 상가는 텅텅 비고 10억원을 호가하던 아파트 가격도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고용부에는 임금을 못 받은 근로자들의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노동계가 연봉 1억원 넘는 귀족 노조의 건강을 염려하며 주 52시간 사수에 목매는 사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일감이 없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과거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신경영을 주창하면서 “많이 바뀌고 싶은 사람은 많이 바뀌고 적게 바뀌고 싶은 사람은 적게 바뀌어도 된다. 그러나 남의 뒷다리는 잡지 마라”고 했다. 지금 노동계에 해주고 싶은 말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888593?sid=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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