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배우 김수현과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삭제한 사건은 대중의 부정적인 반응에 불을 붙였다. 당시 김수현이 드라마 ‘눈물의 여왕’으로 주가를 높이던 상황이라 당장 민폐 논란이 일었고, 이후에는 고인의 사생활 사사건건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도마에 올랐다.
물론 미디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과 관련한 내용을 ‘논란’으로 비화해 기사화하기 시작했고, 일부 유튜버들도 그와의 통화를 시도하거나 근황을 전하면 곧바로 기사화가 됐다. 심지어 그의 의상, 액세서리나 피부톤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배우 故 김새론. 사진 김새론 SNS 캡쳐
이러한 논란이 제기되자 그는 복귀를 준비하던 연극 ‘동치미’에서 하차했고, 이선정 감독과 찍었던 영화 ‘기타맨’이 유작이 되고 말았다. 이외에 카페 개업이나 취업 등 여러 활동 역시 그가 김새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취소되는 굴레가 계속됐다.
물론 김새론은 촉망받는 아역 출신에서 음주운전을 시작으로 대중의 정서로는 이해가 쉽지 않은 행보를 보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스스로 생을 저버리는 이유를 합리화시키지 않는다. 그는 대중 비난의 화살 가운데에 있었고, 언론 역시 그 대열의 선두에 섰다.
기자 역시 그를 ‘린제이 로한’에 비유한 적이 있다. 할리우드에서 아역 출신에 인기를 얻었지만 20대 언저리 사고뭉치 이미지를 가졌던 린제이 로한과 비교한 기사였는데, 마지막엔 지금은 갱생하고 활동을 다시 시작한 린제이 로한과의 비유로 부활의 기대도 열어놓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의도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결국 기자 역시 그런 대열에서 크게 벗어나는 위치는 아니었다.
17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배우 김새론의 빈소가 마련됐다.<사진공동취재단>
그의 나이 이제 25세. 한 번의 실수 그리고 한 번의 판단착오는 있을 법한 나이지만 여론과 언론은 그에게 비정했다. 그 뒤에는 악성댓글을 통한 카타르시스와 조회수를 하나 더하기 위한 미디어의 욕망이 자리 잡았다.
이제야 뭔가 잘못됐음을 생각하게 되는 지금의 상황은 기자 스스로에 대한 고백과도 같다. 한 스타의 잘못을 지적하는 동시에 우리는 얼마나 그에게 기회를 줬는가. 우리가 원한 것은 늘 그렇듯 이러한 비극적인 결말이었는가. 차가운 국화꽃 앞에서 또다시 스스로 묻게 된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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