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해 "어느 것도 분명하게 사실로 드러난 게 없다", "민주당의 내란몰이 실체가 드러났다", "실제로 내란행위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본격 부인하고 나섰다. 강성 지지층의 잇단 탄핵 반대 집회 개최를 계기로 '사법기관 판단을 기다려보자'던 유보적 입장을 넘어 '내란은 없었다'는 식의 적극적 옹호 메시지를 낸 셈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오전 국회 비상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였던 △국회 활동 억압 △국회의원·정치인·언론인 불법체포 시도 등 내란 혐의 관련 사유들을 가리켜 "헌재의 탄핵심판 과정에서 어느 것도 분명하게 사실로 드러난 게 없다"며 "민주당의 기획탄핵, 사기탄핵이란 주장이 나오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엔 계엄군이 물리력을 동원해 국회에 침투하는 장면이 전 국민에게 송출됐는데, 해당 사실 자체를 부정한 셈이다.
권 위원장은 특히 탄핵심판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체포 지시 등을 증언한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홍장원 전 국각정보원 제1차장 등에 대해 "갈수록 '내란 몰이'에 힘을 싣는 쪽으로 발언이 바뀌었다"며 "사실을 왜곡하고 기억을 조작해서 없는 물증을 만든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검찰이 관련 증언과 증거들을 토대로 윤 대통령을 기소한 상황에, 일부 핵심 증인들의 증언 신빙성을 공박하며 '내란 몰이'라는공격에 나선 것.
그러나 전날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야당 측 의원들은 12.3 계엄 당시 국회에 침투한 계엄군이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직후 국회의 전력을 차단한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계엄군의 '국회 억압' 시도 자체를 부정한 이날 권 위원장의 발언과는 상반된 증거가 제시된 셈이다. 이날 회의 직후 브리핑 자리에서 기자들로부터 이 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김대식 국민의힘 대변인은 "정확한 상황을 보고 판단을 하도록 하겠다"고 답을 피했다.
이날 권 위원장은 헌법재판소를 겨냥한 압박성 발언도 이어나갔다. 권 위원장은 "헌재가 대통령 탄핵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에는 국민이 납득하고 수긍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런데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핵심관계자들의 증언이 상충되고 논란의 소지가 너무 많다"며 "(헌재가) 면밀한 심리 없이 마치 답을 정해놓고 판단을 서두르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 측 신청 증인들을 기각했다가 다시 채택하는 좌충우돌식 진행, 대통령의 신문을 제한시키려 초시계까지 돌리며 발언을 막는 기이한 모습들"이라며 탄핵심판 과정을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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