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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초 커뮤니티 이용자들 요구에 따라 광고가 내려가자, 이번에는 여초 커뮤니티에서 또 다른 불매 운동이 일었다. 여성 누리꾼들은 특히 “과거 ‘성차별을 강화하는 혐오 표현을 담았다’는 이유로 비판받은 웹툰 ‘이세계 퐁퐁남’과 관련한 민원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엘지생활건강이 유독 ‘남혐’ 논란에만 기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세계 퐁퐁남 논란 당시 여성 누리꾼들은 엘지생활건강에 “(엘지생활건강의 식기세제 브랜드 이름인) ‘퐁퐁’이 여성 혐오를 부추기는 작품에 오용되는 걸 방관하지 말라”고 촉구했으나, 엘지생활건강은 네이버웹툰이나 작가 쪽에 작품명을 바꿔 달라고 요청하는 등의 공식 대응을 하지 않았다. 엑스 등엔 “여성들이 낸 입소문의 수혜를 보고 이를 이용할 땐 언제고, 제품의 주된 구매층도 아닌 남성들의 의견에만 기민하게 반응한다”, “엘지생활건강이 말하는 ‘모든 고객’엔 여성은 없냐” “여성 고객 의견을 경청하지 않는 엘지생활건강 제품을 더는 사지 않겠다” 등 여성 누리꾼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반품 인증과 대체품 추천도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선택적으로 ‘눈치보기’를 한다고 비판한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기업들은 남성들이 무언가 ‘잘못됐다’고 문제제기하면 귀담아 듣지만, 여성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면 ‘예민하다’며 사소한 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은 과거의 관행에 머물러 있지만 여성 소비자들은 역불매·대체품 추천 등 적극적으로 행동하며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기업은 점차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젠더 이슈와 같은 민감한 문제에 대응할 때,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기준을 마련하고 그에 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넥슨 집게손가락 괴롭힘’ 사건 등 온라인 콘텐츠 업계에서 벌어지는 빈번한 젠더갈등을 연구해 온 범유경 변호사(법무법인 덕수)는 “기업들이 어떤 소비자의 어떤 목소리를 들어주는지 기준이 없고 의사결정 과정이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젠더 이슈를 둘러싼 갈등이 더 확산하기 때문에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엘지생활건강 관계자는 16일 한겨레에 “엑스에 두 차례 올린 입장문 외에 추가로 밝힐 공식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women/118274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