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도 공부하고 싶잖아요."
순철은 사실 공부가 하고 싶다. 할아버지의 "사람이 배움을 멈추는 순간 삶도 멈추는 거야"라는 말에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지만, 사실 그 말의 뜻을 가장 뜨겁게 이해하는 이였다. 그걸 알아본 가민은 순철 할아버지의 "우리 순철이 만나거든 공부가 얼마나 즐거운 건지 알려주거라. 너라면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부탁에 "할아버지, 순철이 형은 이미 알고 있어요. 공부가 즐겁다는 거"라고 대답한다.
그런 순간에도 할아버지 병원비와 진로 걱정에 고뇌하던 순철은, 결국 살인 누명을 쓸 결심을 한다. 연백파의 일원이자 YB그룹의 직원이 되기 위해서다. 순철이 거짓 자수한 것을 안 나태만(심우성) 형사는 그에게 "야 근데 이렇게 쉬워도 되는 거냐? 이렇게 쉽게 포기해도 되는 거냐고. 네 인생. 내가 마지막을 딱 한 번만 물어볼게. 너 정말 사람을 죽였어?"라고 묻는다. 순간 순철의 머릿속이 복잡하다. "손주 놈이 훌륭한 사람이 되는 걸 봐야 눈을 편히 감지"라고 말하던 할아버지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순철은 벼랑 끝에선 순간, 폭력은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바란 "훌륭한 사람"을 만들지 못한다는 걸 깨우친다.
이는 순철만이 갖는 깨달음이 아니다. '스터디그룹'을 본이라면, 순철의 마음에 닿지 않을 수가 없다. '스터디그룹'의 표면은 과장된 폭력과 거친 싸움이 난무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본질은 깊고 묵직하다. 폭력은 단순한 자극이 아니라 인물의 성장과 깨달음을 이끄는 장치로 작용한다. 순철이 삶의 갈림길에서 진정한 가치에 눈을 뜨듯, 시청자 역시 난투극 속에서 인생의 진리를 발견하게 된다. 겉으로는 불량식품 같은 자극적인 외형을 띠지만, 그 내면은 슈퍼푸드처럼 영양가 있는 메시지를 품고 있다.
이는 '스터디그룹'이 단순한 학원 액션물이 아니라 교훈을 품은 성장 서사를 변주한 드라마임을 보여준다. 순철이 자신의 미래를 걸고 마지막 선택을 내리는 순간, 폭력으로만 해결될 것 같던 세계가 다른 가능성을 품고 있음을 깨달은 것처럼 말이다. '스터디그룹'은 폭력 속에 비폭력을 꽃피우는 아주 독특하고 특별한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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