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확대' 후폭풍
'인건비 쇼크' 덮친 공공기관
통상임금 소송 줄패소
총액인건비 묶여 임금체불 우려
"정기상여·성과급도 통상임금"
올 인건비 확정 후 판결 나와
예비비로 추가 임금 지급 못해
노조 "총액기준 규제 풀어야"
기재부 "임금체계부터 손질을"
올해 공기업·공공기관의 인건비 부담이 폭증할 전망이다. 통상임금 인정 금액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현직 근로자와의 소송에서 지난달 줄패소하면서다. 작년 12월 통상임금 요건을 대폭 완화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후폭풍이다. 노조는 바뀐 통상임금 요건에 맞춰 임금을 올리라고 압박하지만 공공기관들은 곤혹스러운 처지다. 올해 공공기관에 배정된 ‘총액 인건비’로는 늘어난 인건비가 감당이 안 돼서다. 초유의 공공기관 임금 체불 사태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달 공공기관인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기술보증기금과 공기업인 기업은행 근로자들이 소속 기관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 소송에서 잇달아 노조 측 손을 들어줬다. 세 건의 소송 모두 ‘재직 조건’이 걸려 있는 정기 상여금 및 성과급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작년 12월 한화생명과 현대자동차 전·현직 근로자가 제기한 비슷한 내용의 소송에서 “재직 조건이 부가됐다는 이유로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공기업·공공기관들은 예상치 못한 대규모 인건비 추가 지출이 불가피해졌다.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는 금액이 늘어나면 이를 기준으로 지급하는 연장·야간·연차 수당 등이 줄줄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기업·공공기관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인건비가 총액 인건비로 묶여 있다는 점이다. 총액 인건비는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들이 1년간 사용할 인건비를 사전에 정해 주는 제도다. 주인 없는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막기 위해 2007년 도입됐다. 기재부는 지난해 11월 올해 총액 인건비를 ‘전년 대비 3.0% 인상’으로 정했다. 공교롭게도 그 직후인 지난해 12월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이 나왔다.
공공기관 안팎에선 이번 판결로 인한 공공기관 인건비 상승률이 3%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기술보증기금은 재직 조건이 걸려 있는 성과연봉 연 600%와 내부성과연봉 기본급 250%가 새로 통상임금에 포함된다. 한 달 기본급의 약 70%(850%/12개월)가 통상임금에 추가되면서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등 각종 수당이 1.7배 오르는 셈이다. 기술보증기금의 직원 평균 연봉은 9407만3000원에 달해 인건비 상승폭이 상당할 전망이다.
통상임금 요건 완화로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임금 수준이 높을수록 커진다. 국내 공공기관의 평균 연봉은 7012만3000원에 달한다.
총액 인건비에 묶여 있는 공공기관들은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상황이다. 과거에는 임금소송 등에서 패소해 추가 인건비가 발생하면 기관별로 보유 중인 예비비를 이용해 지급했지만 기재부는 2022년 지침 개정을 통해 이마저도 막아놨다. 일부 공공기관 노사가 짜고 소송을 통해 예비비에서 인건비를 빼가는 꼼수 사례가 나왔기 때문이다.
노조 측은 이번 기회에 총액 인건비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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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15/0005092291?date=2025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