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으로 '머니 무브'
1년 새 5조→10조원
국내 5대 거래소 예치금 급증
업비트 7.7조, 빗썸 2.5조 順
금리인하 기류에 예적금 이탈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예치금이 지난 1년 새 두 배 이상 급증해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서 예·적금에서 탈출한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한국경제신문이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서 입수한 금융감독원 ‘암호화폐거래소 원화 예치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5대 암호화폐거래소의 지난달 말 기준 예치금은 10조6561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월(5조2154억원)과 비교하면 104.32% 폭증한 규모다. 예치금은 암호화폐거래소에 연결한 계좌에 보관된 자금으로, 규모가 클수록 암호화폐 투자 대기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1위 업비트의 예치금은 1년 새 91.9% 급증한 7조7000억원에 달했다. 2위 빗썸은 같은 기간 154.8% 폭증해 2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암호화폐 시장에 자금이 쏠린 것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면서다. 여기에 금리마저 떨어져 은행을 벗어난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자금 이동)가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저금리에 실망한 자금은 대거 은행을 이탈하고 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 예·적금액은 전달 대비 5조746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말에는 20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예금에서 빠져나갔다. 이를 감안하면 두 달 새 26조원가량의 자금이 은행에서 이탈한 셈이다.
이르면 다음달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허용되면 또 한 차례 대규모 머니 무브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암호화폐거래소와 실명계좌 제휴를 맺은 은행은 케이뱅크(업비트), 농협은행(빗썸), 카카오뱅크(코인원), 신한은행(코빗)이다. 빗썸은 다음달부터 국민은행과 손잡는다. 법인 투자가 본격화하면 은행 간 상당한 머니 무브가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의원은 “가상자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확인된 만큼 시장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엄격한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서 빠져나간 '뭉칫돈' 암호화폐로 흘러들어갔다
갈 곳 잃은 자금, 코인시장으로 '대이동'
암호화폐 시장으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자 대체투자 자산으로서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다. 고평가 우려가 나오는 미국 증시와 부진한 국내 증시 사이에서 갈 곳 잃은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작년 말부터 예치금 급증

10일 금융감독원이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암호화폐거래소 원화 예치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5대 암호화폐거래소의 지난해 한 달 평균 예치금은 6조2396억원이었다. 암호화폐거래소 예치금이 한 달 평균치를 넘어선 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10월)한 직후인 지난해 11월부터다. 지난해 10월 4조6882억원이던 예치금은 11월 8조8323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같은 달 미국 대선에서 친(親)암호화폐 행보를 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것도 암호화폐 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이 빨라진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12월(10조6978억원) 10조원을 넘어선 예치금은 올 1월까지 두 달 연속 1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거래소별로 보면 지난달 기준 예치금은 업비트가 7조756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빗썸(2조5184억원) 코인원(2383억원) 코빗(1311억원) 고팍스(121억원) 순이었다.
암호화폐 거래대금 역시 국내 증시 거래대금을 웃돌고 있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각각 9조9000억원, 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의 거래대금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10조원에 달했다. 올해 초까지 급등한 암호화폐는 최근 가격 조정에 들어갔지만 거래는 여전히 활발한 모습이다.
◇ 예·적금 매력 약해져
암호화폐 시장으로의 ‘머니무브’(자금 이동) 현상이 활발해진 것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자 시중은행은 물론 고금리로 고객을 유치하던 인터넷·지방·저축은행까지 줄줄이 금리를 낮췄다. 예·적금 금리는 3년여 만에 연 2%대로 주저앉았다. 이렇다 보니 5대 시중은행의 예·적금은 지난해 12월에만 전달 대비 20조원 이상 빠져나갔고, 지난달엔 6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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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15/0005092284?date=2025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