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의장은 개막식이 열린 7일 오후 헤이룽장성 하얼빈 타이양다오호텔에서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을 만났다. 시진핑 주석이 한국 국회의장을 접견한 것은 2014년 12월 정의화 당시 국회의장과 만난 이후 처음이다. 2019년 5월 중국을 방문한 문희상 의장, 2022년 2월 베이징 겨울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박병석 국회의장과 시진핑 주석의 면담은 없었다. 우 의장은 5일 카운터파트인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국회의장 격·공식 서열 3위)과 회담한 데 이어 시진핑 주석과도 단독으로 만났다. 시 주석과 우 의장은 약 40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예정된 15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시진핑 주석의 발언 내용도 매우 우호적이었다. 우 의장이 오는 10월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정상회의의 참석을 요청하자, 시 주석은 “APEC정상회의에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것은 관례”라며 “관련 부처와 함께 참석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국회의장실이 전했다.
우 의장은 또 “중국에서 한국 콘텐츠를 찾기 어렵다. 문화 개방을 통해 청년들이 서로 소통하고 우호감정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시 주석은 “문화 교류는 양국 교류에 매력적인 부분으로,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국회의장실이 전했다. 우 의장의 발언은 중국에서 한국 콘텐츠를 제한하는 이른바 ‘한한령’의 해제를 애둘러 요청하는 것이다.
중국 당국이 통제하는 관영언론의 보도에서도 우 의장에 대한 중국의 극진한 환대가 두드러졌다. 8일치 인민일보 2면에는 오른쪽 맨 위에 시진핑 주석의 우 의장 접견 기사와 사진이 실렸다. 2023년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한 한덕수 총리와 시진핑 주석이 만난 기사와 사진이 2면 하단에 실린 것에 비해서도 더 대우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시 주석 주재로 여러 국가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겨울아시안게임 연회에도 참석했는데, 관영 ‘CCTV’ 저녁 메인 뉴스는 시 주석과 우 의장이 맨 앞줄에 서서 연회장에 입장하는 장면과 두 사람의 면담 장면을 보도했다.

중국의 우원식 의장에 대한 ‘환대’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의 중국 때리기 와중에 중요한 국가인 한국과의 관계를 잘 관리하겠다는 중국의 전략적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우 의장에게 “한·중 관계의 안정적 유지를 희망한다”며 “중국은 개방과 포용정책을 굳건하게 유지하고,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국회의장실은 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무역 전쟁의 여파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시 주석은 “현재 국제·지역 정세에 불확실성이 늘었는데, 중국과 한국은 응당 함께 노력해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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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중국 스파이’ 등을 거론하며 중국을 비상계엄 선포의 이유로 거론한 것을 신호탄으로 중국 관련 음모론이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도 이런 중국의 외교 신호를 잘 활용하면서, 중국과의 외교·경제 관계를 현명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시 주석은 우 의장 접견에서 “한중이 인문교류를 증진해야 하고, 국민 간의 우호적인 정서를 강화해야 한다”며 ‘우호적 정서’를 강조한 것도 눈에 띈다. 우 의장은 시 주석에게 한한령 완화 등도 요청했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시진핑 주석과 우 의장이 회담에서 한중 간 우호적인 ‘정서’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한 것은 양국 국민간 ‘정서’ 이반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향후 한중 간에 인적 교류 또는 인문교류 등으로 가시적인 교류 협력의 성과를 내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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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좀 해보자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