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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달러 한푼 안써도 밤새 켠 보일러 값은 오른다" 한국인 일상에 직격탄[원화의 추락]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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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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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수입물가↑→소비자물가 상승 부추긴다
1월 상승률 2.2%…기저효과에도 고환율 위협 여전
과도환 환율 상승 '수출 효과' 반감도…"저성장 경고등"


직장인 이재현(27·가명)씨는 뉴스에서 치솟은 원·달러 환율로 요동치는 외환시장 소식을 접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당장 생활에서 체감 가능한 변화를 불러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유학하는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당분간 달러화를 사용하는 국가로 여행을 갈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밤새 켜뒀던 보일러를 끄고 휴대전화를 챙겨 출근길 버스에 올랐다. 회사 앞 카페에서 오렌지주스를 한 잔 사마시고 점심은 빵으로 대신했다.

 

이씨에게 정말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없을까. 그렇지 않다. 달러 등 주요 통화에 대한 원화 가치 하락은 대표적으로 물가 상승을 부추기면서 국민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연초 소비자물가를 재차 자극한 핵심 요인도 환율 상승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물가가 어렵게 도달한 물가안정 목표치(2.0%) 근방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면서도, 이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건 환율 변동성이라고 입을 모았다.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 물가뿐 아니라 수출입과 생산 등 우리 경제의 다양한 영역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저성장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환율에 수입물가↑→소비자물가 전가…겨우 찾은 안정세 재차 위협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비롯한 주요 물가지수를 끌어 올린다. 환율이 뛰면 달러 기준으로 같은 가격의 상품이어도 더 많은 원화를 주고 들여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수입 소비재와 함께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불러온다. 소비자에게 가격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에도 비용 상승 문제를 안겨주는 것이다.

 

최근 가뜩이나 이상 기후로 대두·오렌지 등 주요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는데, 여기에 환율 상승이 기름을 부으면서 수입물가가 더 뛰는 효과를 낳았다. 이는 시차를 두고 국내 밥상 물가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식품업계는 대두·밀 등의 수입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이를 사용해 만드는 라면, 과자, 빵 등 제품 가격을 잇달아 인상했다. 커피 업계가 최근 가격 인상에 나선 것도 고환율에 커피 원두 가격이 급등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입물가지수는 142.14로 전월(138.80)보다 2.4% 올랐다. 지난해 4월(3.8%)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특히 석유·천연가스와 같은 에너지 자원은 환율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는 다른 제품의 생산 비용뿐 아니라 교통비, 난방비 등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쳐 물가 전반에 상승 압력을 가한다. 이는 다시 소비와 투자, 수출입 변동 등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로 5개월 만에 2%대에 재진입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석유류 가격이 뛴 점이 물가를 밀어 올리는 데 큰 영향을 줬다. 한국은행은 최근 환율 상승이 석유류 가격 등을 통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1%포인트 정도 높였다고 추정했다. 당분간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 기저효과 등에 따라 물가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지만, 환율 변동성은 여전히 물가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 등 고환율이 지속될 상황이 이어지는 한 물가 상승률도 전망처럼 안정적일 수 없다는 분석이다.

 

 

"환율 1500원 되면 석 달 후 물가 최대 7%↑"…저성장 경고등

 

원화 가치 급락은 물가 상승을 부추길 뿐 아니라, '수출에는 긍정적'이라는 통상적인 효과 역시 반감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IBK기업은행 연구소는 최근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르면 소비자물가가 3개월 후 최대 7.0% 상승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 11월 1300원대에 머물던 환율은 12월 비상계엄 등 정국 불안을 거치며 1400원 후반대까지 뛰었다가 최근 1450원 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장한익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환율 수준이 높을수록 물가 인상 효과가 컸다"며 "현재 환율은 이미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나, 탄핵 정국 장기화에 따른 국가신용등급 하락 우려 등으로 상방이 열린 형국"이라고 짚었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이 좋아진다는 그간의 통념 역시 과도한 고환율 하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1300원대 이하에서의 환율 상승은 뚜렷한 수출 증가 효과를 내지만, 그보다 높은 수준에서 환율이 오르면 오히려 마이너스(-) 관계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연구소에 따르면 환율이 1500원대까지 오르면 수출은 9개월 뒤 최대 9.0% 감소했고, 제조업 생산은 7개월 뒤 최대 9.3% 줄었다.

 

시장에선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함께 오는 최악의 시나리오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고환율이 물가를 밀어 올리고, 소비 위축이 다시 저성장의 골을 깊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환율이 뛰어 물가가 오르면 소비자는 제품 하나를 살 때 종전보다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므로 소비 여력이 줄어든다. 구매력 감소는 내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통계청에 따르면 재화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2.2% 줄었다.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있던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최대폭 감소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54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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