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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신라 태자 살던 ‘진짜 동궁’, 기존 서쪽 아닌 동쪽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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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7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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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고도(古都) 경주에서 ‘동궁과 월지’로 잘 알려진 동궁(東宮)의 위치는 학계에서 갑론을박은 끊이지 않았던 주제다. 월지(안압지)의 서쪽에 있다는 게 중론이었지만, 이름 그대로 동쪽에 있어야 맞는 게 아니냐는 추론이었다. 실제로 대다수 궁들은 태자의 공간인 동궁을 ‘생장하는 봄’을 뜻하는 궁궐 동편에 배치한다. 그런데 최근 드디어 월지 동쪽에서 신라 태자의 독립적 공간이 처음 발견됐다.

국가유산청은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간담회를 갖고 2014년부터 신라 왕궁인 월성, 동궁과 월지, 신라 귀족층 무덤 등 경주 8대 유적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최응천 청장은 10년 넘게 국비 2902억 원이 투입한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 동궁으로 알려진 건물보다 위계가 낮은 건물터가 월지 동쪽에서 새롭게 발견됐다”고 밝혔다.


새로 발견된 ‘동궁지’는 복도로 둘러싸인 대형 건물지와 넓은 마당, 원지(정원 안의 못)로 이뤄져 있다. 건물지 규모는 정면 25m, 측면 21.9m로 기존 동궁지로 여겨졌던 것보다 작다. 두 건물이 위계적 차이를 두고 설계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대 역시 해발 2.3m가량 낮다. 원지는 월지와 별도로 배수 구조를 갖춰 독립적으로 조성된 시설임을 보여준다. 이종훈 역사유적정책관은 “태자를 일컫는 다른 말이 ‘동궁마마’, 경복궁에서도 세자의 공간은 동쪽이다. 새 동궁은 방위와 상징성 모두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동궁지로 여기지던 공간은 왕이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라사를 전공한 주보돈 경북대 명예교수는 “그간 태자궁의 위치를 둘러싸고 무성했던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셈”이라며 “태자는 동궁에 거처하면서 월지를 용왕(문무왕)에 대한 제의의 공간으로서 관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궁을 둘러싼 복도는 조사 구역 북쪽으로 이어져 태자와 궁인들이 살던 생활 공간으로 연결된다. 이곳에서 건물지 40동과 배수로 19개, 우물 3개 등이 확인됐다. 1300년 전에도 복합적이고 고도화된 생활 양식을 갖췄음을 보여준다. 최 청장은 “수세식 변기, 폐쇄된 형태로 오물을 흘려보낸 배수시설은 오늘날 상하수도 원리와 비슷하다”고 했다.

발굴 과정에선 눈으로 식별이 어려운 세밀한 선각이 새겨진 ‘선각단화쌍조문금박’과 신라시대 놀이기구인 상아주사위도 출토됐다. 아울러 신라의 모체인 3세기 사로국에서 개를 제물로 바쳤던 흔적도 찾았다. 불에 탄 듯한 직경 6m 크기의 의례 유구 근처에서 개 한 마리와 수정 장신구, 철제 고리자루 칼 등이 발견됐다. 김헌석 국립경주문화연구소 학예연구사는 “비슷한 시기 한반도에서 개를 의례 제물로 바친 게 확인된 첫 번째 사례”라고 했다.

이한상 대전대 역사문화학전공 교수는 “문헌으로 전해지던 태자궁의 존재가 고구려, 백제 등 삼국 중 유일하게 공식화됨에 따라 활발한 관련 연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다만 회랑의 주요 출입구나 관료 업무공간 등 부속시설까지 확인해야 구체적인 의미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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