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계속 데이식스 하겠습니다."
2월 1일 오후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데이식스(DAY6/성진, 영케이, 원필, 도운)의 단독 콘서트가 개최됐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9월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시작된 데이식스 3번째 월드 투어 'FOREVER YOUNG'(포에버 영) 일환 공연이다.
지난해 12월 국내 밴드 최초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 입성해 'K팝 대표 밴드' 입지를 공고히 한 이들은 2월 1일과 2일 양일간 벡스코에서 진행하는 부산 공연으로 3개월여 만에 새해 첫 국내 공연의 막을 올렸다. 부산 콘서트 역시 티켓 예매 시작과 동시에 초고속 전석 매진되며 데이식스의 막강한 티켓 파워를 체감하게 했다.
공연 말미에는 못다 한 진심을 털어놨다. 원필은 "계속 투어를 하고 있지만 오늘도 역시나 정말 너무 빨리 (시간이) 간 것 같다. 전국투어를 저희가 오랜만에 다시 하게 됐는데 시작을 부산에서 했다는 게 너무 좋다. 저희가 올해 10주년인데 10주년의 시작을 전국투어로 한다는 게 저희에게 있어 굉장히 의미 있고 좋다. 너무 기대하고 있었는데 역시 그 기대 이상으로 저희와 함께 이 시간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원필은 "티켓팅을 해 한 공연에 온다는 게 쉽지 않다. 누군가를 좋아해서 음악을 좋아하거나 공연에 온다는 게 사실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인데 저희를 이렇게 발견해 주시고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정말로 진심으로 너무 감사하다. 올해가 10주년이다 보니 전국투어를 이렇게 시작함으로써 전 마음적으로도 다시 초심을 생각하며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살아 계셔 주셔서 너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진짜로. 살아간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일 수 있는데 이렇게 계속 저희와 함께 계셔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너무 즐거웠고 너무 행복했다"며 "조심해서 돌아가시고 정말로 와 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부산 출신 리더 성진에게는 오랜만에 고향에서 공연할 수 있어 감회가 남다른 하루였다. 성진은 "이렇게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저희 공연을 보러 와 주셔서 우선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너무 고맙다"며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했다.
성진은 "공연 오는 거 시간도 들고 돈도 드는 일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와 주시는 게.. 그래서 여러분한테 최대한 좋은 추억 만들어 드리려고 저희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 저희가 언제 갈지 모르지 않나. 근데 가기 전까지는 최대한 우리는 팀을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팬들의 놀라움 섞인 웅성거림이 시작되자 성진은 "아니 아니, 모르잖아. 모르는 거잖아"라며 웃었고, 원필 역시 "우리가 무덤에 들어갈 때. 언젠가"라며 미소 지었다.
이어 성진은 "그전까지는 우리가 최대한 데이식스를 계속할 거다. 그러니까 그때까지 여러분이 저희와 함께해 주신다면"이라며 "다른 건 약속 못하겠다. 예를 들면 그때까지 '우리가 악기 엄청 잘할게', '노래 잘할게', '원키로 부를게' 이런 거 얘기 못하겠다. 하지만 적어도 여러분에게 조금의 힘이 돼 주겠다. 우리의 진심을 다해, 모든 마음을 담아 공연을 할 테니까 그때까지 같이 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다들 건강 잘 챙기고, 밥 잘 챙겨 먹고. 올해도 행복한 한 해 보내자. 오늘도 와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여러분과 함께여서 너무 행복했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원필의 초심 언급에 영케이는 조금 다른 의견을 개진했다. 영케이는 "아까 원필이가 초심 이야기를 했는데 전 확실히 날이 갈수록, 그리고 요즘 들어 더욱 초심보다 지금이 더 좋은 것 같다. 초심으로 안 돌아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영케이는 "왜냐하면 이 무대에 서는 것, 일단 베이스 치는 것, 그 당시에는 베이스 치는 게 되게 지루했다. 전 보컬리스트로, 노래 부르려고 (JYP에) 들어온 건데 쟤(베이스) 혼자랑 노래 부르고 있으면 되게 이상하다. 되게 허전하고 음도 '둥' 이런 음인데 기본기 연습할 때는 메트로놈 이 정도(느린) 스피드에 '둥둥'하고 있다고 생각해 봐라. 벌써 졸린다. 그래서 많이 졸았다"고 밝혔다.
이어 "베이스 잡기 시작한 게 연습생 때였는데 벌써 데뷔하고 잡은 지도 10년이 됐다. 좀 더 질릴 만도 한데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더 재밌어졌다. 그리고 무대에 오르는 일도 더 재밌어졌다. 노래하는 것도 더 재밌어졌고. 그래서 날이 갈수록 더 발전하고 싶다. 발전이라는 게 계단형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가다가 막히거나 오히려 더 떨어질 때도 있고 그렇다. 약간 발전이 더디다 싶으면 변화라도 주든가 하면서 계속 재미를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가수로서 영원을 바라게 한 원동력은 어김없이 마이데이였다. 영케이는 "이렇게 되게 한 요인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마이데이"라며 "진짜 이 직업이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던 때에도 늘 '아니야. 넌 할 수 있어'라며 엄지를 올려주시고 소리 질러 주시고 노래 불러 주시고 들어 주시고 필요해 주시는 것들을 보면서 참 앞으로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영케이는 "그래서 앞으로도 만약 좀 덜 열심히더라도 즐겁게 우리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시간을 보내고 싶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같이 웃고 같이 소리 지르고 스트레스 있으면 여기서 다 풀고 가 주시길 바란다. 항상 너무나도 고맙고 오늘도 사랑한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막내 도운은 이날 재치 있는 입담으로 이날 숱한 관객들은 물론 형들의 엄지 척을 이끌어 냈다. 도운은 "오늘 덕분에 저도 진짜로 신나게 놀았다. 여러분과 함께하는 순간이 진짜로 제 인생 최고의 순간인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도운은 "우리 마이데이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형, 누나, 친구, 동생들 다 제가 대신 아프고 싶고 대신 힘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영케이가 쓰고, 2017년 9월 세상에 내보인 데이식스의 '그렇더라고요' 가사 '대신 울어주고 싶고 내가 대신 아파해주고 싶어요'를 인용한 도운의 진심이다.
이어 "그만큼 너무 사랑한다고. 다 너무 사랑한다. 이 비 오는 날에도,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저희 잘하고 있죠? 나이도 자라긴 하는데 실력도 자라고 있나요? 저희 또 올 거니까 그때까지 기다려 주이소. 사랑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부산 콘서트는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6년여 만에 국내 전국투어의 포문을 여는 공연이었다는 점에서 한결 특별했다. 지난해 12월 26일 발표된 투어 추가 개최 공지에 따르면 데이식스는 2월 1일과 2일 부산 벡스코, 3월 2일과 3일 대전 컨벤션 센터, 3월 15일과 16일 광주여자대학교 시립유니버시아드체육관, 3월 29일과 30일 대구 엑스코 공연을 통해 전국 곳곳의 마이데이(데이식스 공식 팬덤명)들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