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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18년에 MBC 신입 기상캐스터로 합격했지만 방송 한번도 못하고 짤린 정혜수 씨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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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1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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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분들......
5년동안 준비해서 입사한 방송국에 합격했는데…구두로 당일 해고통보를 받았습니다.

“너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을거야”
팀장님이 해고통보를 한날, 제게 한 말입니다.
“내가 왜 이런말을 해야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인사부도 아니고… 아 근데 넌 계약을 안했으니 인사부에서 말할 필요가 없겠구나.”

뼈와 살이 되려니… 더 단단해지겠거니
세상에 알려봤자 제 손해라는 말 때문에….
스스로를 다독여봤지만 지금도 자다가도 1시간마다 깨는 제가 안쓰럽습니다.

지역 곳곳에서 경력을 쌓으며 5년동안 지상파 방송국을 목표로 일했습니다.
5년만에 원하는 방송국에 입사하게 됐습니다.
1차 서류 2차 면접 3차 임원면접, 방송국에서 정한 3단계를 정식 채용과정을 걸쳐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프리랜서 채용이였지만 홈페이지에 정식으로 입사공고 일정과 시험 일정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사부를 통해 합격전화와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합격자 유의사항에 교육 중 합격이 취소될 수 있다는 말은 전혀 없었습니다.

한달동안의 교육과정.
교육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였지만, 저는 매일 새벽 6시에 출근해서 준비했습니다.

교육이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4명이 합격을 하면서 기존 선배 3명의 계약이 취소된 상황이라 나가는 선배 눈에는 눈엣가시였을 겁니다.

실력이 완벽하다고는 저도 자신있게 말을 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신입이니깐요…실수 투성이였을 겁니다.
하지만, 교육 중에 한 실수로 방송국에 타격을 준 일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이 터졌습니다.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새벽 6시까지 출근을 했고, 일 준비를 마친 후 동기들이 커피마시러 가자 했을 때 저는 생리통 때문에 당직실에 출근 전까지 잠시 누워있겠다 했습니다. 이게 화근이였습니다.
“여기가 우숩냐. 역대 최악인 애들 뽑혔단말 도는거 아냐. 여기 우습게 보지마라. 너희 계약도 안하지 않았냐. 얼마나 잘하는지 두고볼거다”
당직실에 들어오셨다 선배가 제 모습을 보시곤 저를 포함해 동기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두번다시 저는 당직실에 들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신입사원이 어떤 이유라도 당직실에 들어간건 좋아보이는 모습이 아니죠.

신입사원들 제외한 점심 회식자리에서 제 이야기가 나왔고, 그날 저녁 팀장님께서 저를 부르셨습니다.

그 후에 한번 더 사건이 있었습니다.
팀장님이 다른 동기에게 논문을 찾아오라고 시키셨습니다.
선배한테 혼난 후로 계속 겉돌던 저는 제게는 아무런 과제가 주어지지 않아 다른 일로 바쁜 동기를 대신해 논문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퇴근하고 카페에서 동기 3명 모두에게 논문을 줬습니다.

동기B가 “정리잘하고 이렇게 똑부러진 모습을 팀장님이 좋게 생각하지 않았냐며. 이걸 더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팀장님께 드리면 좋을 것 같다구”

그 말을 듣고 좀더 정리해서 다음날 팀장님 자리에 올려놨습니다.
솔직히 혼날 것이 무서워 직접 뵙고 드리기는 무서웠습니다.
그런데 이게 또 화근이였죠.

팀장님은 내용이 맘에 안든다며 논문을 시킨 동기 A에게 “이거 뭐 어쩌라고’ 하셨고
동기A는 제가 올려놓은 게 아니라 어제 xx가 늦게까지 한거로 안다” 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팀장님은 “진짜 XX 왜이러니, 왜 분위기를 다 망치냐” 라며 또 한번 난리가 났습니다.

팀장님은 제게 논문을 던지며 “나는 A에게 시켰는데 왜 너가 하냐. 이렇게 A를 물먹이고 싶었냐. 이건 A를 물먹이는 거다. 뿐만 아니라 동기 B도 엿먹이는거다. 이렇게하면 내가 널 예뻐할 줄 알았냐. 내가 너라면 동기들에게 먼저 줄 것이다..동기들한테 먼저 줬어야지. 너한테 정말 실망이다. 너 정말 무서운애구나”라고 하시더라구요.

(여기서 일반 회사처럼 상사가 시킨 일을 대신 작성하거나 몰래 한 상황, 시키지도 않은 일을 제 멋대로 한 상황은 아니였습니다.
평소에 팀장님이 "자기한테 시킨일이 아니면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지말고 시간 남는애들이 바쁜애들 대신해서 찾아주면서 서로 도와줘라. 너희가 찾는게 성과로 바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어처피 원고쓸때 필요한 배경지식이니까 그리고 내가 내준 과제는 나 없을때는 여러장 뽑아서 동기들도 주고 책상에 올려놓으라" 고 하셨습니다.)

저는 전날 밤에 분명 회사 1층 스타벅스에서 동기들에게 먼저 줬습니다.
이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또 변명한다고 하실까봐…..
더 혼나고 싶지않아 그저 눈물만 흘렸습니다.

그 다음날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팀장님이 탕비실 같은 곳에 있는 테이블로 불러
“위에서 너랑 계약 안하겠대. 어떻게할래” 이게 다였습니다.

제가 계약이 안되는 이유라도 알고 싶다고 하니 “윗분들 보고 너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거니?” 넌 이 직군이 안맞아. 지금은 힘들겠지만 멀리보면 이게 나을거야. 일 하다가 계약연장 안되는 것보다 나아”
그래도 이유라도 알 고 싶었습니다.
교육 기간 동안 피드백이 있었지만 어떤 날은 피드백 내용이 2분도 안됬고, 아무런 피드백이 없었던 날 도 있었습니다. 그런날은 동기C랑 저는 팀장님 눈치를 보며 하루종일 아무말씀도 없고 퇴근하셨습니다.

어떻게든 고칠 테니 기회를 한번만 더 달라고 말하는 제게 팀장님은“정말 비디오만의 문제라고 생각을 하니?” 라면서 객관적인 평가기준이 아닌 불명확하고 주관적인 평가가 작용하였음을 암시하였습니다.
저는 지금도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그 후 통지문을 보냈지만 아무런 대답을 들을 수 없었기때문입니다.
최근에 주변 지인들을 통해 들은 말은 “원래 3명 자리였는데 4명을 뽑은 거였대”
저도 모르는 이유를 다른 사람들이 알더라구요.

아르바이트 생도 이렇게 자르지 않을 겁니다.
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지만 사원증과 용역확인서는 받았습니다.

프리랜서들은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채용단계를 거쳐서 채용했기 때문에 프리랜서라고 볼 수 없다고는 합니다. 신의의 원칙에 어긋나서 이런식으로 해고 통보를 내릴 수 없다며 소송을 하라고 하더라구요.

조언이라도 구할까해 대형 로펌 대표번호를 전화해서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해당 방송국 고문 관계라 조언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 였습니다.
대형 지상파 방송국을 상대로 개인이 할 수 있는건 정말 아무것도 없네요.

동기들이 함께 찍어서 각자 sns계정에 올렸던 사진은 이제 어디에도 없습니다.

저는 뭘 할 수 있을까요.
이젠 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이 제가 억울하겠다고 말은 하는데…
전 제가 억울한 일을 당한게 맞는지 아닌건지도 이제 모르겠습니다.
너무 아무렇지않게 대수롭지않게 짤라버리고 그 어느 누구도 미안해하지 않는 태도를 보면, 제가 억울한 일을 당한건 맞나요? 아니면 그저 세상일인가요?
세상에는 저보다 더 억울한 일들이 많으니 참으면 될까요

제가 지금 원하는 건 길을 걷다 갑자기 울지않고... 하루라도 새벽에 깨지 않는 것입니다.


ㅊㅊ ㄷㅁㅌ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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