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파키스탄 남서부 퀘타에서 안와르 울-하크라는 남성이 지난 27일 밤 14세 딸에게 총을 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안와르는 25년간 미국에서 거주한 파키스탄 출신의 이민자로, 그의 딸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안와르는 휴가차 가족과 함께 파키스탄을 방문한 뒤 딸을 살해했다.
그는 딸이 올린 틱톡 영상에 불만을 품고 살해했으며 평소에도 딸의 옷차림이나 생활방식, 사교 모임 등에 반대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안와르는 당초 경찰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자들이 총격 사건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으나, 이후 딸의 틱톡 영상이 가족에게 수치를 안겨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범행에 가담한 피해자의 외삼촌도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파키스탄 경찰은 이번 범행이 명예살인일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명예살인은 일부 이슬람권 국가에서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아버지나 오빠 등 가족 구성원이 여성을 죽이는 악습이다. 이슬람권인 파키스탄은 2016년 명예살인을 저지르면 25년 이상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법을 개정했으나 제대로 단죄되지 않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파키스탄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명예살인은 2022년 590건, 2023년 490건, 2024년 590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엔 스페인 영주권을 얻은 파키스탄 자매가 펀자브주로 돌아온 지 하루 만에 남편과 가족에게 살해됐다. 이들은 강제혼인했던 자매가 이혼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범행했다.
이탈리아 법원은 2023년 결혼을 거부한 18세 딸을 살해한 파키스탄 부부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2016년에는 돌출 행동과 남녀평등을 주장해온 파키스탄 여성 소셜미디어 스타 찬딜 발로치(당시 26)의 오빠가 잠자는 그녀를 목 졸라 살해했다. 당국은 2019년 오빠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으나 부모가 탄원하면서 무죄가 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