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직전 열렸던 문제의 국무회의에는 국무위원이 아닌 조태용 국정원장도 참석했습니다. 저희 취재 결과 조 원장은 경찰 조사에서 대통령에게 반국가세력에 대해서 보고한 적이 없고, 대통령이 말하는 반국가세력이라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계속해서 조윤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은 12·3 비상계엄 당일, 임기 종료로 귀국 예정인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와의 송별 만찬 직후 윤석열 대통령 전화를 받았습니다.

윤 대통령이 "어디세요"냐고 물어 국정원 공관이라고 답한 뒤 전화를 끊었고, 이후 대통령실 관계자로부터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아 대통령실로 들어갔다고 조 원장은 최근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조 원장은 대통령실에 국무총리와 통일부장관 등이 있는 것을 보고 국무회의가 열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은 국무위원이 아니라서 한 번도 국무회의에 참석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예정된 국무회의라고 볼 수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 회의 직후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반국가세력 척결'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이를 위해 저는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습니다.]

조 원장은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반국가세력에 대한 정보보고는 하지 않았고, 대통령이 생각하는 반국가세력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반국가세력은 척결해야 하지만, 이를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도 진술했습니다.

조 원장은 또 "총선 이후부터 비상계엄 전까지 대통령에게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보고한 적 없다"며 "윤 대통령이 '선거 결과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은 있다"고 경찰 조사에서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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