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도현 일병의 어머니는 지난해 11월 25일, 아들이 임무 수행 중 다쳤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포대장 - 故 김도현 일병 어머니 (음성변조)]
"도현이 오늘 좀 임무 수행하다가 아미산이라는 중계소가 있는데 거기서 좀 잠깐 접지르면서 넘어져서… 너무 크게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은데…"
담당 포대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전화 통화 2분 뒤, 김 일병은 심정지에 빠졌습니다.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부모는 아들이 쓸 물품을 챙겨 병원으로 향하다 사망 소식을 들었습니다.
[대대장 - 故 김도현 일병 어머니 (음성변조)]
"(김도현 일병이) 지금 심정지 상태입니다. [미쳤어.] 죄송합니다…"
고 김도현 일병은 사고 당일, 통신장비를 들고 오전 10시쯤부터 이 모 하사, 상병 2명과 함께 훈련장소인 아미산을 올랐습니다.
산을 오르던 중 상병 1명이 다리를 다치면서 김 일병이 선임 상병 짐까지 지게 됐습니다.
본인 짐인 25kg 장비와 상병 짐인 12kg 장비를 번갈아 올려놓는 식으로 산길을 계속 올랐습니다.
이렇게 험한 산길을 오르던 중 김 일병이 사라졌고, 등산로를 벗어난 곳에서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다친 채 발견됐습니다.
[최종찬/산악구조사]
"여기가 기본적으로 다 절벽이 형성된 곳이다 보니까… 일단 경사도가 기본적으로 30·40도, 여기 심한 데는 70도·80도 이래서…"하지만, 김 일병을 발견한 이 하사는 27분 뒤에야 119에 신고했습니다.
[김철균/故 김도현 일병 아버지]
"군 안에 있는 소대장인 상사한테 전화를 합니다. 뭐 어떻게 된 거야 뭐 전화가 왔는지 전화를 했는지… 119 소방대원한테 신고도 안 하고 그 27분이라는 동안 그런 식으로 해서 모든 시간을 다 낭비했습니다."
심지어 구조하러 온 군 헬기와 산림청 헬기 사이에 혼선이 빚어져 구조는 더 늦어진 것으로 확인 됐습니다.
MBC가 입수한 사고 당시 소방 무전 기록입니다.
강원소방본부가 산림청 상황실과 통화한 결과, "(구조를 위한) 헬기가 현재 출동한 상태"로 확인됩니다.
그런데 "군 헬기가 출동했다"며 산림청 헬기는 복귀 조치"합니다.
하지만 군 헬기는 환자를 헬기로 끌어올리는 '호이스트 작업'를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군부대 헬기 미숙하여서 상황 정확하게 판단 안 된다", "현장에서 군부대 헬기 철수 시켜달라"는 요구가 계속 됩니다.
결국 군 헬기는 구조하지 못한 채 돌아갔고, 사고 신고 약 2시간 반 만에 강원소방 헬기가 출동해 김 일병을 구조했습니다.
부검 결과 김 일병은 목 뼈가 부러지고 신장이 파열된 것으로 확인돼, 산길에서 구른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유족들은 신고와 구조가 늦어지면서 골든 타임을 놓쳤다고 지적합니다.
강원경찰청은 김 일병 사고를 신고한 하사와 사고를 보고받은 상사 등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류현준 기자
영상취재 : 이상용, 이관호 / 영상편집 : 김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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