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장관은 지난달 경찰 조사에서 당일 오후 8시40분쯤 대통령실에 도착하니 대통령 집무실에 윤 대통령과 한덕수 총리, 김용현·박성재·조태열·김영호 장관 등이 있었고, 일부 장관이 반대 의사를 밝히자 "오후 10시에 KBS 생방송이 잡혀 있다"며 강행 의사를 밝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전 장관은 계엄에 대한 대통령 생각이 뚜렷해 국무위원들이 더 많이 모여서 말하면 재고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오후 9시 10분에서 15분쯤부터 일부 국무위원들에게 전화를 돌렸다고도 했습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자신이 계엄 선포 시각으로 정해놓은 오후 10시가 되자 장관들이 모여 있는 대접견실에 나와 "국무위원 다 왔느냐"고 물었다고도 이 전 장관은 진술했습니다.
이때 "다 도착하지 못했다"고 답하니 윤 대통령이 "22시에 (브리핑룸에) 내려가야 하는데"라며 또다시 '22시 생방송'을 언급했다고 이 전 장관은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당시 국무위원들은 국무회의를 열어 대국민 담화 시간을 늦추면 윤 대통령이 재고할 수 있다는 기대를 했다"는 취지의 이 전 장관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윤 대통령의 "22시 KBS 생중계" 언급은 앞서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에서 제기한 '계엄방송 준비 사전 언질' 의혹과도 맥이 닿아 있습니다.
당시 KBS 노조 측은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전 당시 박민 사장과 최재현 보도국장이 성명불상의 누군가로부터 미리 '방송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건휘 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214/0001402689?cds=news_e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