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884890
지난달 서울의 한 난임 전문 산부인과를 찾은 박모(38)씨는 시험관 시술(체외수정) 상담을 받던 중 의사에게 ‘쌍둥이 제안’을 받았다. 그는 “한 명의 아기를 원했기 때문에 거절했지만 배아를 2개 (자궁에) 넣으면 임신 성공률이 높아진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리더라”고 했다.
둘 이상의 아기가 동시에 들어서는 ‘다태아 임신’이 급증하고 있다. 2022년 전체 출생아 중 다태아 비율은 5.8%(1만4500여 명)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2년 다태아 비율은 전체의 2%였다. 10년 만에 거의 3배로 증가한 것이다. 일본(2%), 미국(3.2%)과 비교해도 2~3배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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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태아 임신은 대표적인 고위험 임신이다. 오수영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쌍둥이와 세쌍둥이 임신의 조산 확률은 각각 60%, 90% 정도로 단태 임신보다 6~9배 높다”며 “조산은 뇌성마비 등 (출생아) 신경 발달 이상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로 인해 미국, 일본 등은 시험관 시술 시 배아를 하나만 넣는 ‘단태 임신’을 권장한다.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2012년부터 시험관 시술을 준비하는 부부에게 쌍둥이 임신의 위험성을 알리는 안내문을 제공하고 있다. ‘쌍둥이가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할 확률은 단태아의 5배, 뇌성마비에 걸릴 확률은 단태아의 4배’라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오 교수는 “우리나라 부모들도 이런 사실을 미리 알고 다태아 임신을 택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