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권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김 장관은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보수층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의 사과 요구에도 고개를 숙이지 않은 모습이 강성 보수층에게 크게 어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로 인해 중도 표심은 얻기 어렵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비주류’였던 김 장관이 급부상하자 다소 놀란 눈치다. 한 TK 중진 의원은 기자에게 “최근 한 지역 언론 행사에 홍 시장,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등도 왔는데 김 장관에 대한 함성이 제일 커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한 초선 의원도 통화에서 “김 장관이 갑자기 왜 뜨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김 장관 지지율 상승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강성 보수세력의 결집, 국민의힘의 극우화와 무관치 않다. 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보수 유권자들이 극우적 언행을 보여온 강성 보수 김 장관을 선호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CBS라디오에서 김 장관 지지율 상승에 대해 “보수 세력이 결집하고 있는 현상이 가장 극우적인 김 장관에게로 모이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풀이했다.
지난달 11일 국회 비상계엄사태 관련 긴급 현안 질의에서 김 장관이 사과를 거부했던 것도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김 장관을 선택하게 된 계기였다고 여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당시 국회 본회의에서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국무위원들에게 계엄을 막지 못한 책임을 물어 기립 사과를 요구했고,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 숙여 사과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질타에도 끝까지 앉아 사과를 거부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의 폭주가 도를 넘은 상황에서 충성스럽고 보수의 가치를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거 같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와 잘 싸울 것 같은 강성 이미지 때문에 김 장관이 호감을 얻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지지자는 기자에게 “김문수가 제일 잘 싸울 거 같아서 좋다. 오세훈은 좀 약하다”고 했다. 김 장관이 오 시장, 홍 시장,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 다른 여권 주자들에 비해 명태균 의혹에서도 자유롭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김 장관이 실제로 여당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는 이들도 늘었다. 특히 이 대표와 양자대결에서 김 장관이 다른 주자들보다 앞선 조사가 나온 것을 여권 인사들은 주목하고 있다. 한 친윤계 핵심 인사는 통화에서 “그동안 김 장관이 갤럽 등 여론조사에서 높게 나온다고 해도 김문수로 어떻게 이재명과 양자대결을 할 수 있냐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막상 양자 대결을 해보니 김문수가 오세훈보다 높게 나오면서 이제 김문수에 대해서 (대선 후보로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도 기자에게 “김 장관과 오 시장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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