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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여가부 폐지’를 내세운 윤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아 철회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탄핵당하자 페미니스트들이 ‘이때다’ 싶어 뛰쳐나오는 걸 보고 그냥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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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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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집행됐던 지난 15일 오전 서울 한남동에는 응원봉이 아닌 태극기와 성조기를 쥔 20·30 남성들의 모습이 눈에 띄게 늘어나 있었다. 20·30 남성들에 대한 주목도가 고조된 것은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였다. 이날 유튜브를 통해 중계된 법원 내 폭력 행위는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이와 관련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66명 중 20·30대는 43.9%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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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생활인구 데이터에 따르면 15일 오전 10시 윤 대통령의 관저가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는 4만8300여 명이 모여들었다. 한 달 전(2만5600명)보다 2배 가량 많은 숫자였다. 탄핵 시위 때와 달랐던 것은 20대 남성의 비율이 6.5%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30대 남성(10.7%)도 마찬가지. 이들의 합(17.2%)은 탄핵 때(9.9%)보다 2배 정도 늘었다. 이런 경향성은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에서도 이어졌다. 시위대가 법원으로 난입하기 직전인 18일 오후 11시 같은 데이터 분석 결과에서 20대 남성과 30대 남성은 각각 6.1%, 9.4%를 기록했다. 역시 여의도 탄핵 시위보다 늘어난 수치였다. 국회 앞 탄핵 찬성 시위에서 드러난 20·30 여성의 결집보다 강도는 약했지만, 당시 반대 시위 대신 ‘침묵’을 택했던 것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움직임이었다. 20·30 남성들은 왜 ‘뒤늦게’ 거리로 나왔을까.


윤 대통령이 탄핵 심판 세 번째 변론 기일에 출석한 21일 오후 2시쯤 서울 종로구 안국동 헌법재판소 인근 집회엔 20·30 청년들이 하나같이 “탄핵 반대”라 외치고 있었다. 인근에서 이를 지켜보며 합류를 망설이던 최모(26)씨는 “처음 계엄 뉴스를 봤을 때는 ‘너무한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며 친구들과 윤 대통령 욕을 했다”며 “하지만, 유튜브 채널들을 통해 알아보니 야당의 과도한 탄핵 몰이와 헌법질서 파괴에 맞서기 위해 부득이한 비상조치였다는 걸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정모(22)씨는 “지난 대선에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내세운 윤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아 철회했다”면서도 “하지만, 윤 대통령이 탄핵당하자 페미니스트들이 ‘이때다’ 싶어 뛰쳐나오는 걸 보고 그냥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계엄 환영’이라고 인스타그램에 올려 논란이 됐던 뮤지컬 배우 차강석(35)씨도 있었다. 시위 현장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그는 “이번 일로 일자리(강사)도 잃었지만, 나라가 공산화되면 내가 예술을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0대 남성(국민의힘 22%, 더불어민주당 25%)과 30대 남성(국민의힘 23%, 민주당 34%)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민주당보다 낮았다. 하지만 1월에는 20대 남성(국민의힘 37%, 민주당 18%)과 30대 남성(국민의힘 35%, 민주당 28%)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대폭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 기간 ‘신남성연대’ ‘신의한수’ 등 우파 스피커 역할을 하는 유튜브 채널이 적잖게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본다. 이중 계엄 사태 이후 급부상한 것은 ‘그라운드씨(Ground C)’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를 나온 것으로 알려진 운영자 김성원씨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을 뒷받침하거나 민주당이 내란을 조장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계엄사태 당일인 12월 3일 기준 28만 명이었던 그라운드씨의 구독자는 24일 현재 72만5000명으로 늘었다.


14일과 21일 만난 시위대는 “보수 신문은 다 절독했다” “미국 유학파 출신이 운영하는 그라운드씨가 믿음이 간다”며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차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는 촛불시위에 참여했는데, 지나고보니 언론에서 제대로 말하지 않은 것들이 많았다. 지금은 유튜브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정보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18~19일 서부지법 사태 때도 현장에 있었다”면서 폭력 사태에 대해 일부 인정했지만, “외부 세력이 조장했다”며 선을 긋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헌법재판소 인근 재동초 사거리서 ‘탄핵 반대’ 손피켓을 들고 있던 조모(33)씨는 “당시 시위대 안에서 선동하는 ‘프락치’들이 진짜 많았다. 집회를 말아먹으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차씨는 “당시 시위대가 감정이 격앙되기도 했다”면서도 “분명히 앞에서 (과격 행동을) 주도한 세력들이 있었고 굳게 닫혀있던 (법원의) 철문(후문)이 너무 쉽게 열린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태령에 트랙터를 몰고 오는 등 이전부터 무력시위를 했던 극좌파들이 많았다. 적어도 우파는 서부지법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평화적으로 집회해왔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는데, 직무도 정지된 대통령을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한 게 납득이 안 된다. 법원이 국민의 분노를 유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20·30 남성들이 거리로 나온 데 대해 다양한 요인을 꼽고 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탄핵 국면과 조기 대선 국면이 함께 열리면서 지지율 1위인 이 대표와 과반 의석의 민주당이 강자로 비치게 됐다”며 “20·30 남성은 탄핵을 반대한다기보다 진보·보수 구도 효과가 작동해서 집회에 나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도 “계엄 사태로 윤 대통령이 몰락하면서 무게 추가 급격히 야권으로 기울자 반페미니즘, 반중국 정서 등이 강한 20·30대 남성의 위기의식이 폭발했다”고 분석했다.

동양철학자이자 작가인 임건순씨는 “20·30 남성들은 군 복무 등으로 인해 같은 나잇대 여성들보다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라면서 “이런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들이 민주당에는 없다고 보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나 국민의힘 쪽으로 기울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의 책임을 꼬집는 목소리도 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서부지법 사태와 관련해 “극우 유튜버 뿐 아니라 정치인들이 시위에 나와 이들을 지지하고 인정해준 것이 이들에게 힘을 실어 줬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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