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성들에게 군 복무는 '평등'의 코드로 인식된다. 군 복무는 어떻게든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일이지만 특권층 자제는 유유히 빠져 나간다는 엄연한 현실이 계속돼 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군필 남성이 군 미필자에게 갖는 우월감과 보상심리는 성별을 불문하고 동일할 수밖에 없다.
"니들이 군대를 알아?"
그래서 군대에 대한 얘기는 항상 군대를 다녀 왔으리란 가정이 성립하는 남성들만이 해 왔다.
한국 '남성성'의 키워드, 군대
군대는 한국 사회에서 '남성성'을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다. 따라서 군사주의는 우리 사회에서 남녀간 성별관계를 조직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쳐 왔다. 더 나아가 "군대 갔다 와야 '사람' 된다"는 말은 군 미필자일 수밖에 없는 여성, 장애인 등이 우리 사회의 온전한 성원권을 획득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권 교수는 "여성들이 못 하는 것을 한다는 것은 남성성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고, 여자와 다를 뿐만 아니라 여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자로서의 정체성은 군대적 남성성에서 핵심을 이룬다"고 남성들의 여성징병 찬성 비율이 낮은 이유를 설명했다. "남성들은 자기와 함께 전방의 참호에 있는 여성이 아닌, 저 후방의 어딘가에 있을 여성들을 위해 싸운다고 생각하고 싶어한다. 같은 참호에 있는 여성은 남성의 자아를 짓밟는다."
그냥 지들이 기죽기 싫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