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윤재혁(가명)의 원래 이름은 '윤성열'이었다. 2년전 지금의 이름으로 개명했다. 대통령 윤석열 때문이었다. 당시 친구들 사이에 '윤석열'은 놀림의 대상이자 수단이었다. 무언가 이상한 행동을 하면 "너 윤석열이냐?"는 조롱이 따라붙었다. 윤석열 밈(meme)이었다. 밈이란 빠르게 확산되는 이미지,동영상,짧은 문구 등을 말한다. 주로 정치 메시지나 사회 풍자, 집단 감정의 표현이다.
발음상 이름이 같았던 '윤성열'에게 윤석열 밈은 적잖은 스트레스였다. 결국 2023년2월 법원에 개명신청을 했다. 신청 이유로 "대통령 윤석열과 발음이 똑같아 심하게 놀림감이 되고 있어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새로운 이름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싶다"고 썼다. 어머니 김자경(가명) 씨는 "아들은 자기 이름을 좋아했지만 밈이 유행하면서 그 이름으로는 계속 놀림받을게 뻔해 중대결심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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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이 지난 지금 윤석열의 이미지는 훨씬 추락했다. 바보, 멍청이를 넘어서 중대범죄자, 악당의 이미지가 추가됐을 것이다. 김 씨는 "그때는 '개명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적잖이 고민을 했는데, 이제와 생각하니 그때 개명한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때는 그저 바보 같은 이미지였다면 지금은 내란수괴라는 대역죄인 아니냐"는 얘기다.
KPI 류순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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